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서민들의 체감물가가 여전히 높은 상태인데다 고유가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도 높아지는 등 불안감은 지속되고 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작년 2월보다 3.1% 상승해 재작년 12월(3.0%)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1월보다는 0.4%가 올랐다. 전년동월 대비 상승률이 낮아진 것은 비교 대상인 작년 2월 물가상승률(3.9%)이 워낙 높았던 '기저효과' 때문이다. 전월대비 상승률도 통상 겨울철 물가상승률이 높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평균 이상이다.
지난달 물가(전년동월 대비 기준) 상승은 석유류(7.9%), 농산물(6.3%), 개인서비스(3.0%) 등이 주도했다. 세부품목 가운데는 주택ㆍ수도ㆍ전기(5.5%), 교통(5.0%), 의류ㆍ신발(5.1%) 등이 평균 물가 이상으로 올랐다.
특히 서민생활과 밀접한 품목들이 많이 올랐다. 고교 교과서(43.5%), 여자학생복(14.2%), 남자학생복(13.2%) 등 신학기 준비품목이 급등했다. 고춧가루(82.5%), 쌀(17.6%), 풋고추(59.0%), 오이(39.5%) 등 농산품이 크게 뛰었고 전세금 상승률은 2002년 12월(6.0%) 이래 9년 2개월 만에 6%대로 올라섰다. 서울(37.5%)ㆍ부산(26.4%)의 하수도료 등 지방 공공요금 인상도 잇따랐다.
올 들어 크게 오른 국제유가는 큰 골칫거리다. 휘발유(7.5%), 경유(10.4%) 가격은 2월에도 급등했지만 아직 상승분이 다 반영된 게 아니어서 3월 이후에도 계속 물가를 끌어올릴 기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3월에는 대학등록금ㆍ보육료 지원 확대 등 정책효과가 나타나 물가 안정에 기여하겠으나 국제유가 상승은 계속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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