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모 중학교 김모(15)군은 인터넷 메신저나 휴대전화로 후배들에게 돈을 요구한 뒤 지하철역에서 돈을 받는 수법으로 7명으로부터 11차례에 걸쳐 6만6,000원의 금품을 빼앗다 학교 측에 적발됐다. 학교장은 이 같은 사실을 지난달 17일 부산가정법원에 '통고'했고, 소년조사관이 김 군을 조사 중이다. 조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소년부 판사가 심리 개시 및 처분 결정을 할 예정이다.
2일 부산가정법원에 따르면 학교폭력이나 비행을 저지른 학생을 처벌하지 않고 선도 조치하는 '통고제도'가 최근 부산에서 처음으로 활용됐다. 1963년 도입된 이 제도는 그 동안 사문화돼 있다가 2010년 서울가정법원에 처음 접수된 바 있다.
이 제도는 보호자 또는 학교ㆍ사회복지시설ㆍ보호관찰소의 장이 범죄 청소년을 발견했을 때, 수사기관을 통하지 않고 직접 관할 법원 소년부에 통고, 소년보호재판을 청구하는 것으로 수사과정에서 청소년들이 받게 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범죄사실보다는 청소년의 생활 환경·심리 상태 등에 대한 조사에 더 집중하고, 처벌보다 교정과 보호처분 및 원만한 사회 복귀에 주안을 둔다. 가해소년은 범죄경력이 남지 않고, 수사기관에서 조사받는 부담 없이 신속한 처분이 가능하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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