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새누리당 의원의 남편인 김재호 부장판사로부터 기소 청탁을 받은 당사자로 지목된 박은정 부천지청 검사가 실제로 기소 청탁을 받았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박 검사는 최근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멤버인 주진우 시사인 기자의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한 경찰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에 당시 상황에 대해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박 검사가 청탁을 받은 게 맞다는 취지로 진상을 얘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박 검사가 (이 문제를 폭로한) 나꼼수 측과 사전에 연락한 적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 검사가 기소 청탁을 받았다고 진술을 한 사실이 어떤 경로로 나꼼수 측에 알려졌는지는 아직 모른다"며 "나꼼수 측이 방송에서 박 검사와 이전부터 교류가 있는 것처럼 분위기를 몰고 간 것은 박 검사와의 관계를 과시하기 위해 과장된 표현을 쓴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박 검사는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침묵했고,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은 여전히 박 검사의 진술 여부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반면 나 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기소 청탁 의혹을 강하게 반박, 이번 사건은 진실게임 양상으로 가고 있다.
이와 관련, 박 검사와 사법시험 동기인 민주통합당 소속 백혜련 전 검사는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기소 청탁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박 검사가 나꼼수 측과 상의하고 말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며 "다만 박 검사가 굉장히 양심적이고 정의로운 검사이기 때문에 충분히 양심발언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06년 4월 나 전 의원의 일본 자위대 행사 참석을 두고 '나경원은 친일파'라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혐의로 김모씨를 실제 기소한 서울서부지검의 수사 검사는 박 검사는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에 따르면 2005년 나 전 의원 측의 고소로 시작된 이 사건은 원래 박 검사에게 배당됐지만, 박 검사가 배당 직후 출산휴가를 가면서 열흘 만에 다른 검사에게 재배당됐다. 당시 사건을 재배당받았던 최모 부장검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가 기소한 것은 맞다"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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