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에 이어 새누리당도 공천 탈락 또는 배제에 따른 만만찮은 후유증이 예고되고 있다. 벌써부터 일부 친이계 인사들이 공천 탈락 시 무소속 출마나 국민생각 등 다른 정당으로 합류할 의사를 내비치면서 긴장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안상수 전 새누리당 대표는 1일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ㆍ의왕 과천이 전략 지역으로 지정된 데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누군가 '안상수 죽이기'에 개입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고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안 전 대표는 "경선이라면 승복하겠지만 일방적으로 후보를 선정하면 중대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며 "주민들이'전국적으로 무소속 연대를 만들어서 해 보라'고 하면 거기에 대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앞서 서울 종로에 공천을 신청한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도 종로가 전략 지역으로 선정된 데 대해 "납득 못할 공천이 이뤄진다면 내 시체를 밟고 넘어가야 할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 전 수석은 '홍사덕 의원 전략 공천설'까지 흘러 나오자 "정계 은퇴를 고려해야 할 70대 노정치인이 친박이란 이유로 출마하면 누가 납득하겠냐"면서 공천 탈락 시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1차 공천 결과만 발표한 새누리당이 내주부터 본격적으로 공천자를 발표하면 이 같은 내분 조짐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특히 현역 의원 물갈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영남권 의원 중에는 상당수가 무소속으로 출마해도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어 이들의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영남권의 한 의원은 "지역에서는 내가 무소속으로 나와도 새누리당 사람으로 봐줄 것"이라며 "경쟁력 없는 후보가 공천되면 주민들은 오히려 인지도 높은 무소속 후보를 지지하게 될 것"이라고 공천 탈락 시 무소속 출마를 불사할 의원들이 많다는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한 친이계 인사도 "공천을 안주면 무소속 출마나 박세일 전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생각에 합류해 출마할 생각"이라며 "이런 생각을 하는 예비후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지도부가 알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