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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약 한평생 80대 '통큰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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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약 한평생 80대 '통큰 기부'

입력
2012.03.01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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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세를 바라보는 노인이 100억원대 토지를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했다.

1일 충북 제천시에 따르면, 영서동에 사는 박화규(88) 할아버지는 지난달 28일 시 노인회관에서 열린 37차 정기총회에서 자신이 갖고 있는 봉양읍 미당리 소재 과수원과 밭 등 토지 9만9,000㎡(2만9947평)를 시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토지의 시가는 1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30여년 간 충북 청주, 제천 등지에서 경찰과 신문기자 생활을 하면서 모은 박 할아버지의 전 재산이다. 실제 기부는 증여세 문제가 해결되는 10월쯤 이뤄질 전망이다.

박 할아버지는 농업과 농업복지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명현 제천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내가 기부한 땅에 지역 농업인들을 위한 연수원과 홀로 사는 노인들을 위한 요양병원을 건립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도 한 끼 1만원 이상의 식사는 해본 적이 없을 만큼 근검절약이 몸에 밴 박 할아버지는 소외된 이웃들을 돕는 일에는 전혀 인색하지 않다. 현직에서 물러난 1985년 이후 그는 경로당 노인회장 등을 맡아 소외된 이웃들을 수시로 살폈고, 2008년에는 100만원의 장학기금을 내놓기도 했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과도한 관심이 부담스럽다는 그는 "시에 기부한 토지가 지역 농업인들과 소외 받는 노인들을 위해 의미 있게 활용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박대기 제천시 홍보팀장은 "박 할아버지가 평생 모은 재산을 기부해 지역사회에 온기를 불어넣었다"며 "실제 기부가 이뤄지면 공익적인 활용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천=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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