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촬영자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트위터에서 사진을 복사한 후 재전송(리트윗)하면, 페이스북에서 음악파일(MP3)을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프로그램을 통해 게시하면 저작권법을 위반한 것일까.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국내 이용자가 1,000만 명을 넘었지만 SNS 에서 유통되는 콘텐츠의 저작권 침해 문제를 놓고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매일 엄청난 양의 사진 동영상 등이 유통되지만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이나 판례가 아직 없기 때문이다.
SNS에서 유통되는 콘텐츠를 둘러싼 저작권 분쟁은 이미 국내외에서 현실화하고 있다. 야후의 사진서비스 플리커가 콘텐츠 저작권 보호를 이유로 핀터레스트를 통한 접속을 막았는가 하면, 세계적인 통신사 AFP가 트위터 사진을 임의로 사용했다가 송송을 당했다. SNS에서 남의 콘텐츠를 함부로 유통시켰다간 불편한 법적 분쟁에 말려들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SNS 공간 역시 어떤 정보가 불특정 다수에게 퍼질 수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인터넷과 다를 바 없는 만큼 트위터에 올린 사진 한장 때문에 범법자가 될 가능성은 적다고 말하고 있다. 법무법인 코러스 박형연 대표 변호사는 "SNS의 콘텐츠 역시 대중에게 공개된다는 점에서 인터넷상의 저작물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페이스북 역시 사적, 공적 공간 여부에 대한 논란은 있으나 출처를 밝히고 상업적 이익을 목적으로 한 게시만 아니라면 법에 저촉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글 사진 동영상 등 콘텐츠의 출처를 제대로 밝히지 않은 채 유통시킬 경우에는 저작권 침해를 둘러싼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 한국저작권위원회 박인기 기획홍보팀 과장은 "트위터 등에서 간단한 단문으로 남의 글을 인용하는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사진을 출처 없이 돌리는 행위는 저작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최근 SNS 공간에서의 저작권 위반 기준이 모호다는 점을 악용하는 사례가 증가할 수 있다고 보고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장영화 문화부 저작권보호과 서기관은 "온라인 저작권 침해는 100여명의 모니터 요원을 통해 걸러내고 있지만 스마트폰 의 SNS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이뤄지는 저작권 침해는 적발하기가 어렵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법을 저작권위원회와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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