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발등의 불을 껐다. 우려하던 최악의 상황을 모면하고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아직 두 발을 뻗을 형편은 아니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로 가는 길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브라질로 향하는 첫 발을 뗀 '최강희호'의 미래가 '쌍용 듀오'의 활약에 달려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29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 최종전에서 쿠웨이트를 2-0으로 꺾고 최종 예선에 올랐다. 그러나 브라질로 향하는 본격 경쟁은 시작일 뿐이다. 3차 예선보다 어려운 상대가 최종 예선에서 기다리고 있다. 비록 승리했지만 쿠웨이트전에서도 전반전의 답답한 경기로 팬들을 조마조마하게 했다. 후반 2분 알술라이만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지 않고 골 네트를 갈랐다면 승부는 어떻게 됐을까.
유효 슈팅조차 기록하지 못한 전반전의 졸전은 '돌격 대장'과 '컨트롤 타워'의 부재가 원인이었다. 상대 압박을 풀어낼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공격 흐름은 정체될 수 밖에 없었다. 스피드와 개인기로 상대 수비진을 휘저을 공격수와 정확한 패스로 돌파구를 뚫어줄 수 있는 미드필더가 절실했다.
쿠웨이트전 흐름은 후반 6분 기성용이 투입되면서 반전됐다. 기성용의 발에서 최전방으로 볼이 연결되며 공격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수비에서는 적극적인 몸싸움을 펼치며 상대 공격의 1차 저지선 노릇을 충실히 했다. 기성용이 중원에서 연결 고리 역을 해내자 경기 흐름이 우리쪽으로 기울었다. 기성용은 최종 예선에서도 '중원의 버팀목'으로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하고 있는 이청용(24ㆍ볼턴)의 복귀도 기다려진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대표팀 은퇴와 이청용의 부상 이후 대표팀에는 상대 측면을 무너뜨리는 돌격 대장이 마땅치 않았다. 중원에서 흐름이 막힐 경우 측면에서 활로를 열어야 하는데 박지성, 이청용의 임무를 대신할 카드가 없었다. 이청용이 부상으로 빠지자 여러 명이 대안으로 시험대에 올랐다. 누구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청용은 이달 중 그라운드 복귀를 목표로 막바지 재활 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청용은 6월 시작되는 브라질 월드컵 최종 예선에는 대표팀에 복귀할 수 있다.
이청용이 복귀할 경우 기성용과의 콤비 플레이, 이른바 '쌍용 듀오'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FC 서울에서 한솥밥을 먹은 쌍용 듀오의 콤비 플레이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최종 예선과 본선에서 '허정무호'순항의 원동력이 됐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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