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대표적인 사상가로 꼽히는 장 자크 루소(1712~1778)는 철학자, 소설가, 교육이론가, 음악가, 극작가로 활동하며 다양한 분야에 걸쳐 방대한 작품을 남겼다. 절대왕정과 사유재산 제도를 비판하고, 인민 주권을 주창한 루소의 급진적 사상은 프랑스 대혁명의 도화선이 되는 등 당대 대중적 지지를 받았지만 학계에서는 이단으로 취급됐다. 1945년 러셀이 <서양철학사> 에서 루소를 조명하기 전까지 학계에서 그를 철학자로 언급하지도 않았을 정도다. 서양철학사>
탄생 300주년 출간·행사 줄이어
루소의 사상은 20세기 이후 다시 평가받으며 사회 각 분야에서 재해석되고 있다. 루소의 <고백록> <언어 기원에 관한 시론> 독해를 통해 해체론을 선보인 자크 데리다, <사회계약론> 을 새롭게 해석하며 '정의론'을 구축한 존 롤스, 루소의 '오피니언' 개념을 통해 의사소통 행위이론을 주창한 위르겐 하버마스에 이르기까지 20세기 서양 지성사는 루소의 지적 토대 위에 전개됐다. 사회계약론> 언어> 고백록>
루소 탄생 300주년을 맞아 국내서도 저서 출간과 학술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주 루소의 <고백록> (나남출판 발행)이 재번역 출간됐고, 이번 주 나온 <루소, 장 자크를 심판하다-대화> (책세상 발행)를 시작으로 루소 전집도 선보인다. <루소, 장 자크를 심판하다> 는 루소가 말년에 집필한 자서전 성격의 소설로 국내에 처음으로 번역, 소개됐다. 루소,> 루소,> 고백록>
책세상 김미정 편집장은 "루소의 사상가로서 영향력에 비해 국내에선 <에밀> 을 비롯한 일부 저작만 중복 출판되는 등 일면적으로 소개돼왔다"며 "전집은 자서전, 소설, 정치ㆍ사회, 교육ㆍ철학, 언어ㆍ예술 다섯 영역으로 나눠 루소 사상의 전모를 소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집은 탄생 300주년에 맞춰 내기 위해 5년 전부터 각 분야 학자들이 기획, 번역해왔다. 에밀>
루소의 사상을 주제로 한 학술 행사도 개최된다. 한국정치사상학회는 6월 16일 한국외대에서 학술회의 '루소의 사상과 미래 정치'를 연다. 루소의 사상을 스피노자, 칸트와 비교하고, 이를 통해 한국사회 정치담론을 분석할 예정이다. 이 학회가 7월 6, 7일 연세대에서 일본정치사상학회와 공동으로 여는 '한일 정치사상학회 공동학술대회'에서도 특별 셰션에서 루소를 다룬다. 한국정치사상학회 이동수 학술이사(경희대 행정대학원장)는 "두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논문을 모아 단행본으로 출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프랑스학회도 '루소 탄생 300주년'을 제목으로 11월 학술회의를 연다. 유진현 학술이사(상명대 프랑스어문학과 교수)는 "발간 250주년을 맞은 <사회계약론> 을 중심으로 루소의 저작을 오늘날의 관점에서 입체적으로 해석하는 등 문학, 정치ㆍ사회ㆍ교육, 언어학 3개 분야로 나눠 학자, 작가, 인간 루소를 조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회계약론>
루소 정치사상을 전공한 김용민 한국외대 정외과 교수는 "루소의 저서는 1960,70년대 일본어판의 재번역본을 시작으로 국내에 꾸준히 소개됐다"며 "루소 저작이 재출간 되는 것은 학계뿐 아니라 일반 독자에게도 널리 읽힌다는 의미로 루소 사상이 21세기에도 여전히 유효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특히 <고백록>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 등 말년의 자서전적 저작들은 루소의 이성적, 감성적 측면을 복합적으로 드러내 출간 당시엔 배척 당했지만, 복잡다단해진 현대사회에선 그런 역설적 요소가 오히려 많은 학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고독한> 고백록>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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