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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카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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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카지노

입력
2012.03.0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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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나베이 지구와 센토사섬에 ‘샌즈’와 ‘겐팅’ 카지노가 각각 문을 연 2010년 싱가포르의 외국인 관광객은 20%가 늘었다. 지난해에도 외국인 관광객이 13% 늘고, 관광수입은 17%나 늘어 176억 달러에 이르렀다. “카지노는 관광산업의 꽃”이라는 말을 실감나게 하는 실례다. 카지노의 경제효과는 도심형 복합 리조트 ‘마리나베이 샌즈’의 단 5% 공간을 사용하는 카지노의 매출액이 리조트 전체의 85%를 차지한다는 데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그러나 카지노가 향기롭기만 한 꽃은 아니다. 사행산업의 정점이라는 세평에 어울리는 독 또한 품고 있다. 패가망신을 부르기 십상인 중독증은 문화전통에 따라 다른데, 불행히도 한국인은 중국인 다음으로 치명적 중독증을 보인다. 카지노의 어원인 이탈리아어의 ‘카자(Casa)’는 귀족 저택의 사교용 별채를 뜻했다. 술과 춤, 도박과 스포츠가 함께 하는 공간이었다. 구미의 카지노가 단순한 도박장을 넘어 종합 오락장 기능을 할 수 있는 문화적 뿌리다.

■동아시아는 이런 즐기기보다 요행에 돈과 운명을 거는 행태가 뚜렷하다. 그런 성향은 두 장의 카드로 단숨에 승패가 갈리는 ‘바카라’의 폭발적 인기에서 확연하다. 동아시아 카지노산업의 급성장도 바카라 열기를 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2006년 세계 최대 카지노 도시로 부상해 2위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는 마카오에 이어 단 두개의 카지노를 가진 싱가포르가 39개 카지노를 둔 라스베이거스를 제쳤다. 그 열기의 중심에 바로 중국인과 화교가 있다.

■중국인뿐만 아니라 화교가 주고객이라는 점에서 유전인자나 문화인자로 물려받은 도박성향이 떠오른다. 말레이시아 ‘겐팅 하이랜드’의 카지노는 화교의 주머니를 털어 말레이인에게 나눠주는 장치로 여겨진다. 공교롭게도 이런 도박성향이 중국과의 거리에 반비례한다. 한국과 베트남, 일본 순으로 중국을 잇는다. 일본 정계의 카지노 합법화 추진 움직임을 계기로 외국인 카지노라면 몰라도 엉뚱하게 내국인 카지노를 늘리자는 주장이 고개를 들까 걱정스러운 이유다.

황영식 논설위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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