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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시도 1주일에 한 번꼴… 오이도 '가슴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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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시도 1주일에 한 번꼴… 오이도 '가슴앓이'

입력
2012.02.2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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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오후 10시 45분쯤 경기 시흥경찰서에 다급한 112신고가 들어왔다. "오이도 갯벌에서 아들이 자살하려 한다"는 한 중년 여성의 신고였다. 경찰은 119구조대와 함께 갯벌로 달려가 수면제 수십 알을 삼킨 A(31)씨를 찾아 병원으로 옮겼다. 인천에 사는 A씨는 "수면제를 먹고 뻘밭에 있다"고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구조될 수 있었다.

지난해 9월 10일 오후 9시 40분쯤 서울 관악구에 사는 B(32)씨는 오이도의 명물 빨간등대 앞 갯벌로 150m 정도 걸어 들어갔다. 마침 해경초소에 있던 의경들이 발견하고 뒤따라가 B씨를 구조했다. 평소 우울증이 있던 B씨는 "여자친구과 다툰 뒤 자살하기 위해 왔다"고 했다.

경기 시흥시 오이도 일대에서 자살기도가 잇따르고 있다. 경찰은 부산 태종대처럼 오이도가 수도권 자살 명소로 부상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9일 경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오이도를 관할하는 옥구지구대에 접수된 자살 관련 119신고는 56건. 1주일에 한 번 꼴로 자살기도가 발생한 셈이다. 경기도에서 가장 사건사고가 많은 수원남부서 인계지구대(27건), 부천원미서 중동지구대(32건), 성남중원서 성호지구대(35건) 등의 신고 건수를 뛰어넘는다.

오이도에서의 자살기도는 관광객이 많은 낮보다는 주로 해질녘부터 밤 사이에, 장소는 빨간등대 주변 갯벌 쪽에 집중된다. 연령대는 40~50대가 많고 이유는 신변비관이 대부분이다. 시흥 군자매립지부터 오이도, 시화방조제까지는 해안을 따라 철조망이 있고 일정 간격으로 군 초소가 설치됐지만 상시 보초근무가 아니라 마음만 먹으면 갯벌로 들어갈 수 있다.

경찰은 수도권전철 4호선 오이도역에서 가까운, 접근성이 좋은 바다여서 자살기도가 빈번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된 이들 역시 "가까운 바다여서 왔다"고 이유를 밝혔다. 수원자살예방센터 관계자는 "자살과 바다나 강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국내 논문은 아직 보지 못했지만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찾는 경향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흥서는 오이도 일대 순찰을 강화했고, 자살기도 신고 시 부서와 관계없이 즉각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시흥=글ㆍ사진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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