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은 지난해 말 미국 휴스턴 현지법인을 통해 하버드, 스탠포드, 예일, 프린스턴 등 미국의 30개 명문대에 재학중인 한인 학생 150명을 대상으로 심사와 면접을 거쳐 20여명을 공개 채용했다. SK건설이 유학생을 대상으로 대규모 공채를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 최근 플랜트 부분 인력난이 심각해지면서 경쟁 건설업체보다 한발 앞서 해외 명문대에 재학중인 우수 예비 인력을 입도선매한 것이다.
건설업계가 플랜트 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급팽창하는 해외 플랜트 시장에 진출하고 수주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경력을 갖춘 전문인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적합한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값비싼 스카우트 비용에도 불구하고 업체간 인력 빼가기 경쟁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플랜트 건설업체 인사 관계자는 "5년 경력자의 경우 현재 연봉보다 2,000만원을 더 올려준다고 제안해도 스카우트에 성공하기 쉽지 않다"고 귀띔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K건설은 해외 채용 외에도 플랜트 부분에 한정해 2012년 상반기 경력사원 공채를 진행 중이다. 모집분야는 화공플랜트와 발전플랜트, 플랜트 품질ㆍ안전, 플랜트 구매, 플랜트 정보통신(IT) 등이다. 포스코건설 역시 플랜트 중심으로 상반기 중 경력사원을 모집한다. 모집분야는 제철플랜트, 발전화공플랜트, 연구개발 등이다. 하지만 필요한 만큼의 경력자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건설회사들이 일제히 인력 모집에 대거 나서고 있는 데다, 확보된 인력은 빼앗기지 않기 위해 연봉 인상이나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공 등의 '당근책'을 아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플랜트 업계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인력의 블랙홀'로 통한다. 플랜트 인력 확보에 가장 적극적이어서 신규채용 확대는 물론, 경쟁사 직원들을 가장 많이 끌어갔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회사는 직원 수가 2010년 말 4,800여명에서 분기마다 400명 가량 늘어 지난해 9월말 기준 6,200명까지 불어났다. 올해도 1,700명 가량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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