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대학의 재정 운용 실태에 대해 대대적인 감사를 벌이며 등록금 인하를 유도했지만 올해 4년제 사립대학의 등록금 인하율은 평균 4.1%에 그친 것으로 최종 조사됐다. 특히 서울의 주요 사립대들은 인하율이 2%대에 그쳤고, 연간 800만원 이상의 등록금을 받는 대학도 24곳이나 됐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대학알리미(www.academyinfo.go.kr)를 통해 29일 공시한 4년제 일반대학 186곳의 올해 등록금 현황에 따르면 전체 대학의 연간 평균 등록금은 670만6,000원으로 지난해보다 4.48% 낮아졌다. 27개 국공립대의 평균 등록금은 415만원(6.3% 인하)이었고, 159곳의 사립대는 평균 737만3,000원(4.1% 인하)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등록금 인하율은 교과부가 독려했던 5%를 밑도는 수준이다. 4년제 대학 협의체인 대교협이 지난해 말 임시총회를 열어 "평균 5% 등록금 인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던 발표도 '공수표'가 됐다.
등록금 낮추기에 특히 인색했던 대학들은 막판까지 눈치를 보며 '인하 시늉'만 낸 서울의 주요 사립대들이었다. 연세대는 1.49% 낮추는 데 그쳤고, 고려대(2.06%), 성균관대(2.06%), 동국대(2.03%), 서강대(2.25%), 한양대(2.29%), 중앙대(2.50%), 이화여대(2.67%) 등 등록금 수준이 높은 대형 대학들이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인하율을 기록했다.
대학별 연간 등록금은 한국항공대가 858만8,900원으로 가장 비쌌고, 연세대(856만3,000원), 을지대(853만9,200원), 이화여대(845만4,300원), 연세대 원주캠퍼스(844만6,400원), 한양대(838만8,300원), 추계예대(838만6,900원) 순이었다. 전체적인 인하 분위기에서도 등록금을 동결한 대학은 포항공대, 감리교신학대 등 6곳이었고, 울산과기대, 한국교원대, 대신대, 칼빈대 4곳은 등록금을 인상했다.
등록금 인하율이 가장 높았던 대학은 지난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반값등록금을 약속한 서울시립대로 무려 49.96%를 낮췄다. 서울시립대의 등록금은 연간 238만9,700원으로 소규모 종교계 대학을 제외하면 4년제 대학 가운데 최저액이며, 가장 비싼 항공대 등록금의 3분의1도 되지 않는 액수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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