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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탐험가들, 무동력 남극횡단 신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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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탐험가들, 무동력 남극횡단 신기록

입력
2012.02.2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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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20~30도는 예사. 눈보라를 동반하는 초속 20m 이상의 강풍(블리자드)까지 불어대면 체감온도는 영하 50도 밑으로 곤두박질 친다. 블리자드가 만든 1m 이상의 거대한 얼음요철(사스투르기)이 끝없이 펼쳐져 해가 지면 한 발짝도 내딛기 힘들다. 남극 이야기다.

이런 곳에서 외부의 도움이나 동력장비 없이 74일간 5,013㎞를 횡단한 탐험가들이 나왔다. 벨기에 탐험가 딕시 당세르쾨르(50)와 샘 델투어(27)로, 벨기에 일간 ‘드 스탠다드’는 이들이 최장거리 무동력 탐사 세계 신기록을 수립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노르웨이 탐험가 룬 옐네스가 갖고 있던 90일간 4,800km를 횡단한 2006년의 기록을 깼다. 이 역시도 하루 평균 53㎞를 이동해야 나올 수 있어 쉽게 넘기 힘든 대기록이었다. 하지만 당세르쾨르와 델투어는 썰매에 연을 연결해 남극지방의 바람을 타면서 옐네스보다 하루 평균 15㎞ 가량 더 많은 68㎞를 이동, 종전 기록을 갱신했다.

당세르쾨르는 남극탐사 뒤 브뤼셀 공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썰매에 연을 묶는 방법으로 하루 60~70㎞ 정도 이동할 수 있었다”며 “이는 아문센과 스콧 시절에도 들어본 적 없는 독창적인 방식”이라고 말했다.

두 탐험가는 통행이 불가능한 사스투르기 투성이에 강력한 맞바람이 치는 지역에서 여정을 시작한 탓에 탐험 초반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델투어는 “출발 직후의 몇 시간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상황은 점점 악화했으나 이들은 새로운 출발지점을 택해 횡단을 재개함으로써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

당세르쾨르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번 탐험에 관한 책을 쓰고 50시간이상 분량의 3D영상 자료 작업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 생각”이라며 “잠시 뒤면 다시 교통체증을 겪고 각종 만남을 가져야 할 텐데 탐험 동안 누렸던 크나큰 평온을 일상으로 돌리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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