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밀고 가는 동력이 될 것 같은 느낌입니다. 듬직한 응원군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삼천리 본사 대강당. ‘제26기 천만장학회 장학증서 수여식’에서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했다. 감사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한 것이다.
천만장학회는 에너지기업 삼천리그룹이 1987년 만든 장학재단이다. ‘천만’이라는 이름은 이장균 삼천리그룹 창업주의 두 아들 천득(작고), 만득(현 그룹 회장)씨의 앞 글자를 따 지었다.
학업성적이 우수하지만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교육비와 연구비를 주고 있으며, 학술 진흥 및 문화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혜택을 받은 학생만 1,400여명이며, 이들에게 지급된 장학금은 35억원이 넘는다.
이날 천만장학회가 마련한 총 3억6,000여만원의 장학금 수혜 대상자는 모두 68명. 대학생 38명, 고교생 30명이다.
명칭만 보면 다른 장학회와 별반 차이가 없지만 천만장학회는 차별적인 운영방식으로 유명하다. 고등학교때 미리 장학생을 뽑아 이들이 대학에 들어가면 4년 동안 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 2009년부터 이런 제도를 도입했다. 다만 대학 입학 후 일정 성적을 유지한다는 조건이 붙어있다. 이날 고교생은 ‘장학금 증서’만 받아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학생들을 지원하는 대부분의 민간 장학제도가 대학 입학 후 수혜자를 선정해 한 학기나 1년 단위로 지급하는 것과 비교할 때 파격적이다.
첫 시도에 대한 불안도 있었지만 빠르게 정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천만장학회 관계자는 “우수한 인재들이 등록금 걱정 때문에 꿈을 지레 포기 하지 않고 계속 공부에 매진할 수 있게 해주자는 취지였는데 호응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등록금 부담만 덜어도 홀가분한 마음으로 공부에 전념할 수 있기 때문에 공부 효율이 높아져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는 확률이 높다는 게 장학회 측 설명이다.
고3이었던 지난해 예비 장학생으로 선발돼 올해 서울대 사회과학부에 합격한 임채민(19)군은 “장학금이 아니었다면 대학 진학을 포기했거나 학비가 전액 지원되는 대학을 택했을 것”이라면서 “꿈도 계속 키울 수 있게 됐다”고 활짝 웃었다. 장학금을 받게 될 ‘예비 대학생’에 선발됐다는 사실이 공부에 대한 가장 확실한 자극제가 됐다는 얘기다.
또 다른 수혜 학생은 “나의 행복만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남의 행복도 염두에 두겠다”며 “받은 혜택을 언젠가 사회에 꼭 돌려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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