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에서 위구르인과 공안당국이 충돌해 적어도 12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8일 오후 6시 신장위구르의 카스(喀什)시 부근 예청(葉城)현의 한 시장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들이 흉기를 휘둘러 행인 10명이 숨졌다고 29일 보도했다. 통신은 또 출동한 현지 공안의 총에 폭도 2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도 숨진 행인은 10명 이상이며 공안의 총격에 사망한 사람도 최소 2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AFP통신은 현지 정부 관리를 인용해 민간인 13명, 폭도 7명 등 20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사건 발생 직후 카스 시내에선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의 사용이 즉각 차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화통신 외에 다른 중국 언론은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는 연중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를 앞 둔 시점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베이징에서는 3일 원로자문회의격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가, 5일에는 의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가 각각 개최된다.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 지도부는 56개 다민족으로 구성된 중국이 양회를 통해 소수의 목소리도 충분히 수렴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한다"며 "신장위구르의 소요가 중국 지도부의 이런 의도를 간파하고 준비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짱(西藏ㆍ티베트)자치구 정부도 최근 양회를 앞두고 사회 불안 요인이 생길 것을 우려, "안정 유지에 최선을 다하라"는 특별 지시를 내린 바 있다.
위구르인 900만명이 사는 신장위구르 지역은 1759년 청나라 지배에 들어간 이후 줄기차게 독립 운동을 해왔다. 2009년에는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烏魯木齊)시에서 한족과 위구르인의 갈등으로 197명이 숨지고 1,700여명이 다쳤으며 지난해 7월에는 허톈(和田)시에서 파출소 공격과 테러가 이어져 70명 안팎의 사상자가 났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