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대 입학식 축사는 40대 여성 생명과학자가 맡게 됐다. 여성이 서울대 입학식 축사를 하는 건 개교 이래 처음이다.
28일 서울대에 따르면 이 학교 자연과학대 생명과학부 백성희(42) 교수가 다음 달 2일 열리는 2012학년도 입학식에서 신입생들을 상대로 축사를 한다.
백 교수는 이날 "올해가 법인화 첫해인 만큼 입학생과 나이 차가 덜 나는 사람이 축사를 맡아주면 좋겠다고 학교에서 요청해 수락했다"며 "효율적 시간 관리와 항상 준비하는 자세, 주변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 등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원로 학자를 내세웠던 그간의 관행과 다른 파격적 인물 선택은 여러 상징적 의미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백 교수는 지난해 한국로레알-유네스코 여성생명과학상 진흥상을 수상했고, 2009년엔 교육과학기술부가 주는 젊은과학자상(생명과학 분야)을 받은 저명한 학자이다.
또 무엇보다도 학사와 석ㆍ박사 학위를 모두 서울대에서 받은 순수 '토종' 교수인 점이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생활과학대(옛 가정대)에 입학했다가 생명과학 쪽으로 길을 돌리면서도 놀라운 성과를 이룬 특이한 이력도 갖고 있다.
서울대 고위관계자는 "백 교수는 같은 학부 김빛내리(43) 교수와 함께 국내에서 노벨상 수상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평가되는 과학자"라고 말했다.
지금껏 서울대 입학식 축사는 주로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2006년),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2008년), 조순 서울대 명예교수(2009년) 등 서울대 출신 사회 원로가 하는 경우가 많았다. 작년엔 안철수 당시 카이스트 석좌교수(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가 맡았다. 2002년 사사키 다케시(佐佐木毅) 당시 일본 도쿄대 총장이나 2010년 서울대 사회학과 앤서니 우드위스 교수처럼 외국인도 축사를 했다.
올해 서울대 신입생은 학사 과정 3,291명, 석ㆍ박사 과정 3,812명 등 총 7,103명이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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