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먹계의 대부인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63)씨가 이번에는 대구지역 기업인 공갈미수 혐의로 28일 경찰에 소환됐다.
김씨는 이날 오후 3시20분쯤 예정시간보다 20분가량 늦게 앰뷸런스를 타고 대구경찰청에 도착했다. 그는 폐암 수술 후유증으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는 이유로 그간 여러 차례 소환을 거부했다.
휠체어로 옮겨 탄 김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낮은 목소리로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기업인을 10차례 협박한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적 없다"며 부인했다. 그는 자신을 "중환자"라며 의료진과 함께 4층 조사실로 올라갔다.
김씨는 고물철거업자 한모(57)씨에게 25억원을 투자한 김모(48)씨로부터 "투자금을 되돌려 받게 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지난해 4월부터 한 달 동안 한씨를 10차례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부하 2명, 대구지역 추종자 1명과 함께 2차례 대구에 직접 내려와 한씨의 사무실과 호텔 객실에서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전화로 2차례, 수하들을 시켜 6차례에 걸쳐 "불구를 만들겠다" "피바다를 만들겠다"는 등의 말로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경찰에 출두한 김씨에게서는 한때 국내 주먹계를 호령했던 기세는 찾아볼 수 없었다. 두터운 털조끼를 걸친 그는 겉보기에는 힘 빠진 호랑이 같았다.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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