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원대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시도상선(해운) 권혁 회장이 한국해운물류학회로부터 특별공로상을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해운물류학회는 28일 권 회장에게 국내 해운ㆍ조선ㆍ조선기자재업 및 기타 유관산업에 기여한 공로로 특별공로상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이 학회는 해운물류에 관한 연구와 산학협동, 회원간 연구 교류 등을 목적으로 1982년 설립된 학술단체로, 전국 조선 해운 관련학과 교수, 대학ㆍ대학원생 및 업계 관계자들로 구성돼 있다.
학회는 "권 회장이 국내 해운회사에 40여척의 선박을 장기 대여해 안정적 선박 확보 및 경쟁력 있는 화물운송에 이바지했고, 70여척의 선박을 국내 조선소에서 건조해 한국 조선업 및 조선기자재 산업의 발전에도 도움을 줬다"고 시상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무려 2,200억원대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사람에게 특별공로상을 주는 것은 지나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물류학회가 해운업계를 대표하는 단체도 아닌데 이런 타이틀류로 상을 주면서까지 무리수를 두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회 관계자는 "권 회장은 아직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며, 어떠한 혐의도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며"국내 해운업과 조선업에 대한 공로가 지대해 상을 주는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검찰은 권 회장에 대해 국내에 근거지를 두고 있으면서 조세피난처에 거주하는 것처럼 속여 세금 2,200여억원을 포탈하고, 선박건조 계약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90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불구속 기소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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