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4ㆍ11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정면으로 비난하고 나서 시선을 끌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28일 '유신 독재의 망령이 떠돈다'는 제목의 글에서 "박근혜가 독재적 근성을 천성으로 타고 났다"며 "그는 출신을 부끄러워하는 게 아니라 자랑으로 여긴다"고 운을 뗐다.
신문은 이어 "4월에 있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이 박근혜의 수중에 완전히 장악됐다"며 "박근혜의 독단과 전횡은 사람들을 놀래운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또 지난 주 개관한 박정희 기념관을 거론하며 "박근혜가 유신 독재를 미화하고 (유신의) 부활을 시도한다"며 "박근혜가 보수정치의 전면에 나서자 역사의 기슭에서 꺼져가던 유신 독재의 잔당들이 도처에서 고개를 쳐들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북이 도발하면 단호히 응징해야 한다'는 박 위원장의 최근 발언을 전하면서 "박근혜는 북남대결에서도 악명을 떨친다. 그가 아무리 변화와 쇄신의 화려한 면사포를 써도 파쇼적이며 반통일적인 유신의 혈통을 이어받은 자기의 본색을 감출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한나라당 후보 지원에 나선 박 위원장을 거명하면서 공격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원색적인 비난은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북한이 4ㆍ11 총선에 직ㆍ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은 그간 '보수패당의 재집권은 북남관계의 파탄'이라며 정부 여당을 공격해 왔다"며 "새누리당과 이명박 대통령, 박 위원장을 '하나'로 보는 북한이 남남갈등을 꾀하면서 한국 정치에 개입하려는 의도를 내비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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