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이후 줄곧 성장해온 여성의 경제활동이 지난 10년간 정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양육에 따른 경력단절이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영옥 연구위원은 29일 여성가족부 주최 여성인력정책포럼에서 발표할 '지난 10년간 여성노동시장의 변화와 미래전략' 발제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1963년 37%에서 90년대 50%에 근접할 정도로 증가한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1997년 외환위기로 급락한 이후 2000년대 들어 정체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20대 후반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은 계속 늘고 있지만, 30대 이후 노동시장에서 나가 재진입하지 않는 여성이 상당수이고 이런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령대별 여성의 고용률을 보면 2010년 25~29세 여성의 고용률은 66.2%로 2001년(55.2%)에 비해 큰 폭으로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63.9%)을 웃도는 수치다. 하지만 15~64세 여성의 고용률은 52.6%로 OECD 평균 56.7%를 밑돈다. 특히 30~34세 여성 고용률은 52.9%로 최저 수준이고, 35~39세는 지난 10년간 고용률이 58.4%에서 54.3%로 낮아졌다.
김 연구위원은 "2000년 기혼여성의 고용률이 52.2%로 미혼여성(76.6%)보다 20%포인트 이상 낮은데 2009년에도 각각 55.2%, 76.2%로 그 격차가 줄지 않았다"며 "출산과 양육 부담에 따른 고용경력의 단절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혼여성인력과 자녀 출산 전 기혼여성은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인력이 모두 노동시장에 진입한 반면 자녀를 둔 여성은 추가 진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일자리 정책을 연령별로 맞추고, 가사와 육아 병행이 가능하도록 여성의 취업 환경이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여성의 가치와 제약을 포용하는 노동시장 구조를 만들기 위해 남성에게 육아휴직 등 책임을 공유하도록 격려하고, 가정에서 여성이 무급으로 자녀를 키우거나 노인을 돌보는 돌봄노동의 중요성을 사회적으로 인정해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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