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장병욱기자의 경계의 즐거움] '문화 음지' 돌며 마술·마임·타악 등 무대 선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장병욱기자의 경계의 즐거움] '문화 음지' 돌며 마술·마임·타악 등 무대 선사

입력
2012.02.28 12:32
0 0

"세부 일정이 나올 수 없어요. 정말 게릴라처럼 진행돼서." 당연히 앞으로 행사 일정이 궁금할 수밖에 없는 기자에게 성남문화재단 관계자는 자신도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날 따뜻해지면 정자동이나 태평동 멋진 카페 같은 곳에서 연인들을 위한 낭만 콘서트도 갖고, 곳곳을 찾아가는 무대가 계속 된다"기에 기자는 '벼락 콘서트'라 해주었다.

지난해 12월 8일 오후 중원동 아튼빌 일대는 여성 타악 5인조 그룹 '도도'와 주민들이 즉흥적으로 나누는 교감의 열기로 뜨거웠다. 지난 16일 모란시장 안 공터에서 펼쳐진 비보이의 거리 공연에는 800여명의 시민들이 몰려 최다 관람 기록을 냈다.

성남문화재단의 게릴라콘서트는 매주 목요일 성남시 곳곳에서 평균 3시간을 목표로 펼쳐지는 즉흥 무대다. 이 콘서트는 "시민 곁에 항상 있는 문화재단"을 표방한 안인기 대표이사의 포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행사다. 특별한 홍보나 예고 없이 인구 밀집 지역을 찾아 마술, 마임, 타악, 비보잉 등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 노인 복지관, 장애인 시설 등 문화적 음지를 "찍어서" 무대를 선사하는 데 중점을 둔다.

콘텐츠도 다양하다. 가야금 가수 박아랑, 비보이그룹 오메가 포스쿠르, 평양민족예술단과 중국기예단 등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공연단의 기예가 화려하다. 이밖에 전자현악중주단 '제니유', 세계 최초의 마술학과인 동아인재대 마술학과 출신이 만든 마술 그룹 '매직 프렌드' 등은 예기치 못한 볼거리로 시민들의 발길을 잡았다.

다양한 무대, 예기치 못한 장소, 고도로 집중된 시간 등은 플래쉬 몹 현상에 비길 만하다. 이를 위해 재단이 석 달 동안 들인 예산은 2,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금껏 출연한 13개 팀은 성남시 홍보 대사인 커리아빅밴드를 제외하고는 인터넷 검색 등 재단측의 발품 덕에 성남 시민들 앞에 설 수 있었다. 출연자들은 교통비 등 최소한의 경비만 받고 재능기부의 형식으로 흔쾌히 참여했다.

하지만 첫 시도라 허점도 드러났다. 시민들이 오가는 야외라 난방은 언감생심이고, 최소한의 안전 요원을 두긴 했으나 행인들의 안전을 책임질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유사한 성격의 장소에 집중된다는 한계도 노출됐다.

재단측은 지난 1월 사전 협의를 거쳐 분당구의 군부대에서 중국기예단 등의 공연을 펼쳤던 경험을 들며 앞으로 문화 소외지역 공연에 중점을 둔다는 계획을 밝혔다. 복지시설을 비롯해 공연 공간이 확보되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갈 생각이다.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