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갈등 여전한 채 정기연주회 열기로 한 KBS교향악단 음악감독 함신익/ "경쟁시스템 도입 없이 오케스트라의 진화는 없다고 본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갈등 여전한 채 정기연주회 열기로 한 KBS교향악단 음악감독 함신익/ "경쟁시스템 도입 없이 오케스트라의 진화는 없다고 본다"

입력
2012.02.28 12:30
0 0

24일 오후 6시 서울 예술의전당 입구 마을버스 정류장. 난데없이 모차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Eine Kleine Nacht Muzik)' 등 귀 익은 클래식이 들려온다. 스트링 앙상블의 연주를 동료인 KBS교향악단 단원 73명이 피켓을 든 채 응원하고 있었다. '함신익 퇴진' 등 피켓 구호는 KBS교향악단 지휘자와 단원의 봉합되지 못한 상처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지난달 7일 '상임지휘자 함신익 퇴진 촉구 기자 회견 이후'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는 KBS오케스트라 비상대책위원회와 상임지휘자ㆍ음악감독 함신익(55)씨는 정기연주회 무대에서 만나는 데에는 뜻이 다르지 않다. '봄, 도약하다'란 제하의 공연은 3월 8일 예술의전당ㆍ 9일 KBS홀에서 계획한대로 연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바르토크의 '중국의 이상한 관리',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김수연 협연) 등이 연주될 예정이다.

하지만 최악의 파국을 모면했다고 해도 긴장이 걷힌 건 전혀 아니다. 28일 함씨와 통화해 이번 사태에 대해 물었다. 예일대에서 19년째 교수로 있는 그는 한국적 시스템과의 버성김을 몇 차례 호소했다. 그는 "나는 계약직이므로 노조나 경영진과 소통할 필요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당장 현안이 제666회 정기연주회인데.

"그를 위해 3월 3일 귀국한다. 연습도 평소처럼 할 것이다. 연주를 볼모로 한 흥정, 타협은 있을 수 없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지켜야 한다."

-오디션 강행이 문제였다.

"오디션을 왜 거부 하느냐. 한국 수준에서 보더라도 우리가 톱은 아니다. 자극도 받고 프로페셔널리즘을 회복해야 한다. 단원들이 나를 공격하는 의도 자체가 의심스럽다, 회사에서 징계 수위 결정하면 나는 따를 수밖에 없는 위치 아닌가."

-프로 연주자들로서는 자존심도 걸려 있는 문제다.

"오디션은 내가 하자는 게 아니었다. 징계와 오디션은 회사의 소관이다. 감사에서 외부 출강 사실도 거기서 밝혀졌다. 6명의 인사위원회에 들어가서도 내 뜻은 전달 안 되는 구조다. 개인 기량 평가에서 나는 전체 심사위원 중 1명일뿐이었다. 오디션은 노사 합의 사항이라며 절차상 음악 감독인 나는 배제된 거다. 당시 독일 연주 중이었던 나는 오디션 사실을 이메일로 통보 받았다."

-일련의 사태와 직접 연관은 없단 말인가.

"작년 8월 신고 없이 외부에 출장한 단원이 감사에서 적발됐다. 10월 인사위원회 징계에 대한 반발의 뜻으로 정기 연주회도 거부했다. 징계를 받은 사실은 나와는 전혀 무관하다."

-평소 단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등한시해 문제가 축적됐다는 지적이 많다.

"내가 들어올 때부터 단원들은 마음을 열지 않았다. 한국의 관행으로는 불편했을 단원 개인 기량 평가 등 원칙을 그럼에도 강행하고자 한 것은 방송교향악단으로서 모델을 세우려는 의도였다. 모든 게 비전문적인 지금 상황에서라면 어떤 지휘자가 오든 새 변화를 향한 시도를 할 것이다. KBS교향악단은 KBS내의 특별자치구인 셈이다."

-소모적 싸움 아닌가.

"나는 이런 벽을 넘지 않으면 오케스트라의 진화는 없다고 본다."

-향후 계획은.

"이후 브라질, 스페인, 체코 등에 재초청 해외 연주 일정이 이어져 있다. 전용홀 건립, 찾아가는 음악회, 독자적 TV프로그램 개발, 교육과 음반 제작 등의 숙제도 해내고 싶다."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