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자 언론인인 이성부씨가 28일 오전 8시30분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70세.
광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1962년 '현대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60, 70년대 그는 역사적 격변과 가난 속에서도 생명력을 잃지 않는 서민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민중시로 주목 받았다. 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겪고 한동안 창작을 중단했던 그는 80년대 중반 암벽 등반을 시작한 것을 계기로 산과 산행, 생태적 삶을 주제로 한 선 굵은 시들로 창작을 재개했다. <우리들의 양식> (72), <백제행> (76), <야간 산행> (96), <지리산> (2001), <도둑 산길> (2010) 등 9권의 시집을 냈고, 현대문학상 한국문학작가상 대산문학상 편운문학상 가천환경문학상 공초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도둑> 지리산> 야간> 백제행> 우리들의>
고인과 절친했던 소설가 전상국씨는 "이씨와는 대학 동기로 처음 만났는데, 언어에 대한 감각이 신선했고 무엇보다 온몸으로 창작에 임하는 치열한 문학정신으로 나를 비롯한 문청들에게 큰 자극이 됐다"며 추모했다.
고인은 69년 한국일보에 입사, 97년까지 한국일보와 일간스포츠에서 문화부장, 편집국 부국장 등을 역임하며 28년 간 기자로 일했다.
2005년 간암 선고를 받고 투병하면서도 백두대간 종주 등 산행을 계속하고 신작 시집도 내는 등 왕성한 활동을 했던 고인은 지난해 말 암이 재발하면서 건강이 악화됐다. 유족은 부인 한수아(71)씨와 딸 슬기(43), 솔잎(40), 아들 준구(38)씨 등 1남2녀와 사위 엄현식(40ㆍ의사)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발인은 3월 1일 오전 6시. 장지 경기 남양주 모란공원. (02)2072-2016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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