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열리는 미 미시간주 공화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민주당 표심이 변수로 등장했다. 경선이 초접전 양상을 띠며 작은 변수에도 등락폭이 커진 데 따른 현상이다. 미시간 경선은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이 치열하게 경합하고 있다. 27일 공개된 5개 기관 지지율 조사 중 세 곳은 롬니가, 두 곳은 샌토럼이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 있다. 롬니가 불과 일주일 만에 샌토럼과의 두 자리수 격차를 좁히는 데 성공했으나, 막판에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결과는 예측불허다.
경선의 향배는 공화당이 아닌 민주당 표심이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미시간 경선은 개방형이어서 공화당원이 아니어도 참여가 가능하다. 민주당은 이를 활용해 롬니의 승리를 방해하는‘유쾌한 작전’을 벌여왔다. 당원들에게 롬니 반대를 위한 선거 참여를 독려하는 이 작전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잠재적 경쟁자인 롬니의 대세론을 흔들려는 것이다.
민주당의 반 롬니 정서를 적극 활용하는 후보가 샌토럼이다. 그는 민주당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선거참여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사회ㆍ문화적 가치에서 보수적인 노동자들인 ‘레이건 민주당원’이 공략 대상이다. 그러나 샌토럼은 ‘문화 전사’인양 사회이슈에 대해 강경 발언을 쏟아내 스스로 지지표를 분산시켰다는 지적을 받는다.
두 후보에게 미시간 선거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롬니는 고향에서마저 승리하지 못하면 대세론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될 수 있다. 다음달 6일 슈퍼화요일을 계기로 사실상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자리매김하려는 계획도 어려워진다. 샌토럼 역시 패배할 경우 슈퍼화요일에 바람을 일으키기 힘들고, 보수후보 자리를 놓고 경합해온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에게 추격을 허용할 수 있다. 샌토럼에겐 미시간에서 패배하고, 깅리치가 슈퍼화요일에 조지아 등 남부에서 승리하는 게 최악의 시나리오다. 롬니의 친형 스코트 롬니는 “누가 미시간에서 승리하든 대의원은 많이 확보하지 못하겠으나, 다음 경선을 계속할 수 있는 모멘텀을 얻게 된다”고 평했다. 미시간과 동시에 예비선거가 열리는 애리조나는 롬니가 지지율 조사에서 샌토럼을 약 20%포인트 앞서 압승이 예상된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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