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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이메일 500만건 내용 공개/ "스트랫포, 국가기관 요원까지 돈으로 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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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이메일 500만건 내용 공개/ "스트랫포, 국가기관 요원까지 돈으로 포섭"

입력
2012.02.2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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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제공자를 통제해야 함. 통제에는 재정 뿐 아니라 성적 측면의 문제도 포함돼 있음.’

미국의 민간정보회사 스트랫포의 최고경영자(CEO) 조지 프리드먼은 지난해 12월6일 자사의 중동 분석전문가 레바 발라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스라엘 정보기관에서 일하는 취재원을 다루는 방법을 이렇게 요약했다. 이 취재원은 스트랫포에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건강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메일 내용을 볼 때 스트랫포가 ‘돈’을 미끼로 국가기관 요원까지 포섭한 것으로 보인다.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27일 공개한 스트랫포의 이메일 500여만 건에는 정보수집을 위해 대기업뿐 아니라 군수업체, 국가기관까지 문어발식으로 접촉하면서 주고 받은 기록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글로벌 기밀 파일’이라는 문건에는 스트랫포가 2004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 말까지 내ㆍ외부로 주고 받은 이메일 내용이 담겨 있는데, 로이터통신 등 언론사 수십 곳도 접촉 대상에 포함됐다.

미 텍사스주 오스틴에 본부를 둔 스트랫포는 국제정치, 외교, 안보에 관한 정보를 분석해 이를 대기업을 포함해 미 주요 공공기관 등에 유료로 제공하는 민간업체다.

문제는 싱크탱크를 표방하는 스트랫포가 수집한 갖가지 기밀 정보가 대기업 등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기관에 제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는 “심각한 것은 정의를 위해 싸우는 기관들조차 스트랫포의 포섭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트랫포는 1984년 인도 보팔 지역 독극물 유출 사고에 대한 보상 운동을 펼치는 활동가들에게도 접근했다. 1만명이 넘는 사상자를 낸 사고의 주범인 유니언카바이드를 인수한 미 화학업체 다우케미컬은 지금까지 피해자 보상을 거부하고 있다.

위키리크스는 또 프리드먼이 지난해 8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근거로 스트랫포가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뇌물을 제공하던 지금까지의 수법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프리드먼은 이메일에서 “해외부패방지법에 따라 앞으로는 로펌을 거쳐 정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이메일 유출 사실을 인정한 프리드먼은 “직원들이 주고 받은 메일은 오해의 소지를 내포한 것도 있다”면서도 “이메일에서 광범위한 음모의 흔적을 찾겠다면 실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신들은 그러나 “스트랫포의 정보원과 거래내역 등이 포함돼 있어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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