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일생 동안 만들어낼 수 있는 난자의 개수는 한정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이 믿음이 깨졌다. 미 하버드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연구팀이 여성의 난소에서 난자를 만들어내는 줄기세포를 발견, 난자로 성숙시키는데 성공했다고 BBC방송 등이 26일 보도했다. 이는 난자를 만들 수 있는 생식줄기세포(FGSC)가 여성의 난소에 존재한다는 의미다. 연구의 효능이 입증되면 병에 걸리거나 나이가 들어 임신할 수 없는 여성의 난소에 FGSC를 이식해 생식기능을 되살리는 것이 가능해진다.
조너선 틸리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의학전문지 네이처 매디신 최신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성인 여성의 난소에서 성숙한 난자로 분화할 수 있는 줄기세포를 분리해내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틸리 박사는 2004년 암컷 생쥐의 난소에 난자를 생산하는 줄기세포가 있다고 보고하면서 인간에게도 같은 세포가 있을 것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연구에 착수했다.
그는 먼저 일본 사이타마(埼玉) 의대에서 성전환 수술을 위해 난소를 제거한 여성으로부터 난소조직을 기증받아 줄기세포를 채취한 뒤 난모세포로 배양했다. 난소조직에서 줄기세포를 골라내는 데는 중국 상하이 자오퉁(上海交通) 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줄기세포의 독특한 표지단백질(Ddx4)을 찾는 방법을 사용했다. 연구진은 난모세포에 해파리의 푸른빛 발광 유전자를 주입해 인간의 난소조직에 넣은 다음 그 조직을 쥐의 피부에 이식해 혈액이 공급되도록 했다. 그 결과 2주 만에 성숙한 난자를 얻는 데 성공했다.
틸리 박사는 "여성의 난소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냉동보관했다가 아기를 갖고 싶을 때 찾아 쓸 수 있는 난소줄기세포은행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난자를 냉동보관했다가 사용하는 방식은 해동 과정에서 손상 위험이 크지만 줄기세포를 이용하면 그런 위험이 없다"고 덧붙였다.
여성은 태어나기 전 난소에서 난모세포가 만들어지며 성인이 된 후 만들어지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 그 동안 과학계의 정설이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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