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인터넷 뉴스를 보다가 쇼핑몰에서 검색했던 상품이 화면 한 켠에 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또 다른 뉴스 사이트를 가도 마찬가지더군요. 영화 홈페이지를 클릭한 후 에는 인터넷 뉴스를 볼 때 방문했던 영화 광고가 또 보였습니다.
광고가 이용자를 졸졸 따라다니는 느낌이었는데 이게 대체 어찌된 영문일까요. 이른바 리타게팅(Retargeting)으로 불리는 광고기법입니다. 사이트 방문 이력이 있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관련 상품이나 광고를 노출하는 것이지요.
리타게팅은 인터넷 접속 정보를 기억하는 파일인 쿠키를 기반으로 합니다. 사이트를 접속할 때 생성되는 쿠키에 들어있는 정보를 활용, 사용자가 클릭했던 상품이나 정보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특정 분야에 관심 있는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쪽집게 광고'를 하다 보니 효과가 매우 크다고 합니다.
이미 해외에서는 보편화됐습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리타게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물론 국내에서는 아직 초기단계입니다. 프랑스 기업 크리테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롯데닷컴, CJ몰, GS샵 등과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KT그룹의 디지털 광고 자회사인 나스미디어도 지난해 12월부터 '엔트리'라는 상품을 내놨습니다.
광고효과는 좋다고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유쾌하지만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인터넷상의 일거수 일투족이 감시 당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인데요. 사용자의 인터넷 접속을 돕는다는 쿠키파일이 최근 사생활 침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애플의 사파리, MS의 익스플로러 등은 지난해부터 외부에서 함부로 개인정보를 가져가지 못하게 보안설정을 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최근 구글은 사파리와 익스플로러의 보안을 무력화시키고 이용자의 방문현황을 추적해 마케팅에 활용하다 들통났습니다. 그만큼 방문자의 이력이 돈이 되는, 매력적인 것이라는 이야기인 셈이지요.
물론 이용자 스스로가 이런 마케팅 기법을 피할 방법이 있습니다. 인터넷 옵션 기능을 통해 쿠키를 삭제하는 것입니다. 또 서비스 업체에 따라 광고 상단 i를 클릭하거나 홈페이지에 가서 신청하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하네요. 번거롭더라도 자신의 사생활은 스스로 지키는 자세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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