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온라인 재선 캠프가 중국 네티즌에게 점령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구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구글플러스에 가입한 것은 지난해 11월. 2008년 대선 당시 트위터로 재미를 본 오바마 대통령이 구글이 새로운 SNS를 개시하자마자 가입, 온라인 대선 운동의 터를 마련했다.
그러나 2월 말 현재 이곳을 장악한 것은 그에게 표를 던질 미국인이 아니라 중국 네티즌이다. 25일 오바마의 대선 공약인 부자 증세 홍보 글이 올라오자 500여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약 90%가 한자로 쓰인 중국 네티즌의 댓글이었다. '그린카드(미국 영주권)를 달라'는 청원부터 가택연금 중인 중국의 인권변호사 천광청(陳光誠)을 풀어달라는 내용까지, 댓글의 내용은 매우 다양하다. 왕리쥔(王立軍) 충칭(重慶)시 부시장의 신상을 묻는 서방 네티즌의 댓글도 눈에 띄었다.
BBC는 "중국 일부 지역에서 20일 구글 플러스 접속이 허용됐다"며 중국 네티즌의 오바마 온라인 재선 캠프 점령 이유를 설명했다. 중국 정부의 검열 프로그램 '방화장성(Great Firewallㆍ만리장성과 방화벽의 합성어)' 때문에 중국 네티즌들은 트위터나 페이스북, 구글 플러스 등에 접속하는 것이 이제껏 불가능했다.
한 중국인 네티즌은 "웹에서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다는 사실에 우리가 얼마나 신이 났는지 모를 것"이라며 "우리의 '점령'은 우호적"이라고 해명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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