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26일 살기 어린 전운(戰雲)으로 뒤덮였다. 4ㆍ11 총선 공천자 1차 발표를 하루 앞두고 당내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한 것이다. 한동안 잠잠하던 계파 갈등이 공천을 매개로 다시 폭발할 조짐도 나타났다.
정몽준 전 대표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당 공천 결과가 내일부터 발표되는데 걱정의 목소리가 들린다"면서 "(공천위가) 소통이 안 된다, 특정인이 (공천을) 좌지우지한다는 말도 나온다"고 친박계를 겨냥했다. 그는 "4년 전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를…"이라고 덧붙였다. 2008년 18대 총선 공천 때 나왔던 '공천 학살'이란 얘기가 다시 거론돼선 안 된다는 경고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친이계 쇄신파인 정두언 의원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총선 공천과 관련, "공포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지금 진행되는 여당의 공천 과정은 소통은커녕 불통을 넘어 먹통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고 공격했다. 그는 "공천 과정에 특정 계파 이외에는 접근이 차단되고 있다"면서 "18대 공천 때는 친박계 강창희 전 의원을 공천에 참여시켜 균형을 이루려고 했으나 이번엔 그마저도 없다"고 성토했다. 이어 "공천위에 굉장히 위태로운 사람이 있다"면서 "경쟁력이 뒤지는데 특정 계파라는 이유로 공천받는 사례가 많아지면 그 결과는 감당하기 힘든 사태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언급에 대해선 친박계 공천위원인 현기환 의원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권영세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18대 공천은 소통이고 뭐고 상관 없이 사전에 너무 잘 '기획'돼서 문제였지만, 이번엔 그런 기획이 없이 의견을 두루 듣고 있다"면서 "또 공천위에 일부 창구를 만드는 게 오히려 문제 아니냐"고 정 의원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권 총장은 "더 이상 계파적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에서 서울 종로에 6선의 홍사덕 의원을 전략공천하는 방안이 거론되자 이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강하게 반발했다. 권 총장은 "종로는 대표적 전략공천지"라면서 홍 의원 전략공천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러나 이 전 수석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구태정치를 청산하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마당에 종로와 아무 연고가 없는 70세 노(老) 정객이 웬 말이냐는 게 지역 주민들의 얘기"라고 비판했다. 이 전 수석은 이어 "시대 흐름을 거스르는 자가당착적 발상"이라면서 "누구든 공정한 경선의 마당에 들어와 정정당당하게 경쟁한다면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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