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박 깜박 잘 잊는 사람을 보고 붕어 같다는 말을 한다. 실제 붕어를 포함한 물고기의 지능지수(IQ)는 10 이하. 하지만 그런 물고기도 두려움을 느끼고, 포식자에게 해를 입었을 땐 위험하다는 신호를 주변에 보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듀크-싱가포르국립대 의학전문대학원 연구진은 관상용 열대어 제브라 피시(zebra fish)가 상처를 입었을 때 다당류의 일종인 황산콘드로이친을 내보내 주변의 다른 물고기에게 자신이 받은 위협을 알린다고 최근 발표했다. 황산콘드로이친은 물고기의 피부를 구성하는 물질이다. 사람의 피부 근육 장기 등에도 들어있다.
이들은 물고기 뇌의 앞부분에 있는 후각신경구와 여기에 연결된 신경세포가 배출된 황산콘드로이친을 인식, 위험하다는 사실을 파악한다고 설명했다. 위험신호를 보거나 듣는 게 아니라 맡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종(種)간 격차가 큰 물고기일수록 제브라 피시가 배출한 화합물에 반응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위험신호는 이미 위협을 당했거나 상처를 입은 자신에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며 "그런데도 이런 행위가 긴 시간 진화 과정에서 없어지지 않은 것은 주변 물고기의 생존율을 높여 종이 번성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현대 생물학(current biology)> 23일자에 소개됐다. 현대>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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