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면서 국회의원직을 사퇴한지 겨우 사흘만이다. 병원의 재검 과정과 의학적 판단을 받아들이면서 "더 이상 추가의혹 제기는 않겠다"고 자성하던 태도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출마 명분도 옹색하기 그지없다. "국민에게 사과할 일에 나를 용서한다는 표현은 참을 수 없다"는 것인데, 전적으로 본인이 만든 문제에 국민을 끼워 넣는 전형적인 정치인식 책임 전가 계산이 들여다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불과 두어 달 남은 국회의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총선 불출마가 아닌 의원직 사퇴를 내걸었을 때도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각이 일반적이었다. 성희롱 발언으로 항소심까지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 받은 입장임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국회의 제명 처분을 가까스로 비껴간 뒤로 개그맨 최효종에서부터 안철수 교수, 이준석 새누리당 비대위원, 이번 박 시장에 이르기까지 그가 벌이는 좌충우돌 싸움을 사회정의 차원의 행동으로 봐주는 국민은 드물다. 불리한 정치적 입지를 타개하기 위한 노이즈마케팅 정도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무시하면 그만인 일개 정치인의 돌출행동을 새삼 진지하게 거론하는 이유는 다름 아니다. 지금은 국민의 정치불신이 심각하게 문제되면서 올해 두 차례 큰 선거를 통해 이를 타개할 수 있는 정치발전을 모색해야 하는 엄중한 시기인 때문이다. 정치를 희화화하는 그의 언행은 정치문화를 도리어 퇴행시키고 국민적 열망을 호도하는 반시대적 행태다. 국민의 선택을 구하기 전에 그 스스로 처신을 결단하는 것이 그나마 정치발전에 기여하는 일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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