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4ㆍ11 총선의 주요 격전지로 부상한 부산을 찾아 최근 '문재인 바람'을 앞세워 거세지고 있는 부산발 야풍(野風) 차단에 나섰다. 여야의 공천 심사가 본격화된 이후 첫 선거 지원 행보이기도 하다. 지난해 동남권신공항 추진 무산과 부산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팍팍해진 부산 민심을 달래고 박 위원장의 존재감을 재확인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의 부산 방문은 지역 민심 껴안기와 현안 문제 챙기기에 맞춰졌다. 정수장학회를 타깃으로 내세운 야권의 공세에 맞서 '국민행복'카드를 내세워 민생을 먼저 챙기는 모습을 보여 주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박 위원장은 먼저 당의 '감동인물 찾기' 프로젝트를 통해 추천된 동래우체국 집배원들과의 만남에서 16년간 불우이웃 돕기 봉사 활동을 해 온 황성화 집배원에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쉬운 일이 아니다"며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이어 면담에 참석한 비정규직 집배원들에게 새누리당이 2015년까지 공공 부문 비정규직을 대부분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을 두는 것은 우리가 지향하는 사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부산 지역 시민사회단체장들과 오찬 모임을 가진 뒤 부산'영화의 전당'과 부산항만공사, 부산영상예술고, 감천문화마을을 잇따라 방문해 부산의 영화산업과 북항 재개발 문제 등 지역 현안에 귀를 기울였다.
박 위원장은 이날 하루 동래구와 해운대구, 동구, 영도구 등 부산의 주요 지역을 두루 다니며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하지만 야권이 공세를 집중하고 있는 '낙동강 벨트'핵심지역 중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출마한 사상과 민주통합당 문성근 최고위원이 출마한 북강서을 등은 찾지 않았다. 당의 한 관계자는 사상을 방문하지 않은 데 대해 "박 위원장이 사상을 찾을 경우 선거판을 오히려 대선 전초전 성격으로 키워 문 고문의 입지만 더 넓혀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박 위원장은 이날 즉석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해양수산부 부활 문제와 관련,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환경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에 해양수산부 부활까지 포함해 해양수산 발전을 위한 부서가 꼭 있어야 한다는 여러 안을 놓고 적극적으로 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총선보다는 대선에서 검토돼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사상구에서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나선 27세 여성 손수조씨에 대해서는 "제가 공직자후보추천위에 있지 않기 때문에 결정적으로 이런저런 얘기를 할 입장은 아니다"면서도 "공천위에서 좋은 후보라고 얘기하면서 검토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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