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1899~1961)가 살았던 집이 부동산시장에 매물로 등장했다. 시카고트리뷴 등 시카고 언론들은 23일(현지시간) "헤밍웨이가 성장기를 보낸 시카고 인근 오크파크의 집이 매물로 나왔다"고 보도했다. 연면적 390㎡의 이 집은 현재 헤밍웨이재단이 소유하고 있다.
재단 측은 "우리의 임무는 헤밍웨이의 작품 세계를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리는 데 있다"며 "헤밍웨이의 역사가 담긴 유서 깊은 공간을 잘 복원해 간직할 개인에게 집을 넘기는 게 더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재단은 당초 이 집을 교육센터로 전환해 헤밍웨이 관련 행사를 여는 데 이용할 계획이었으나 지금까지 재단과 파트너십을 맺어 온 도미니칸대학교 측이 이를 해지하기로 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내놓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중개인은 "집을 임대용으로 유지할 수도 있고 한 채의 단독주택으로 용도를 변경할 수도 있다"며 "희망거래가는 52만5,000달러(약 5억9,000만원)"라고 전했다.
7세 때부터 1918년 제1차 세계대전 참전 직전까지 이곳에서 성장기를 보낸 헤밍웨이는, 1919년 전쟁에서 큰 부상을 당한 뒤 이 집으로 돌아와 시간을 보냈다. 헤밍웨이가 세계대전 참전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자전적 소설 <무기여 잘 있거라> 를 구상한 시기다. 무기여>
1906년 완공된 이 집은 헤밍웨이의 어머니인 그레이스가 시카고 출신 건축가 헨리 피델크와 함께 설계했다. 현재는 3가구가 임대해 쓸 수 있도록 나눠져 있고 특히 1층 거실은 건축 당시의 모습을 비교적 잘 보존하고 있다. 집 주변엔 헤밍웨이 생가와 헤밍웨이 기념박물관 등이 모여 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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