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3일 주미대사에 참여정부 시절 외교부 차관을 지낸 최영진(63) 전 유엔대표부 대사를 내정했다.
최 내정자는 외교가에서 다자외교의 대가로 통한다. 1995년 초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무차장으로 북핵 문제 해법의 기틀을 마련했고 유엔 평화유지활동국 사무차장보, 유엔총회 군축ㆍ국제안보위원회 의장을 거쳐 2005년 유엔 대사를 맡아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당선에 기여했다.
2007년부터 유엔 사무총장 특별대표로 활동하면서 코트디부아르 내전을 수습하는 성과를 거뒀다. 유엔총회 연설 때 영어와 불어를 자유롭게 번갈아 사용할 정도로 외국어에 능통하다.
최 내정자는 2004년 반 총장이 외교부 장관으로 재임할 때 차관을 맡아 호흡을 맞춰 '반기문의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유엔 대사를 끝으로 한국 외교관 생활을 접어 현 정부에서는 '잊혀진' 인사인 데다 이명박 대통령과도 특별한 인연이 없다. 반 총장과 외교부 인사들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막판에 주미대사로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한때 정치인과 관료 등 비(非)외교관 출신도 주미대사로 검토했으나 임기 말에 안정적으로 한미 관계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실무형 인사를 발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내정자는 외교안보연구원장이던 2003년 "기자들의 사무실 출입이나 가판신문, 기자 접촉 및 접대는 없어져야 한다. 선진국에서 기자와 술을 마시는 것은 자살 행위다"라고 강성 발언을 해서 물의를 빚기도 했다.
서울 출생인 최 내정자는 연세대 정외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1대학에서 국제정치학 석ㆍ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외시 6회에 합격한 뒤 주오스트리아대사, 외교부 차관 등을 지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