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그룹인 삼성과 CJ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부친 이맹희씨가 동생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상속재산 반환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을 미행한 삼성 직원을 고소하고 삼성 그룹 차원의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수십년 앙금이 누적되어 온 두 그룹의 관계는 이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평가다.
CJ그룹은 23일 이재현 회장을 미행한 삼성 측을 서울 중부경찰서에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고, 이에 대한 삼성그룹의 사과를 공식 요구했다. CJ그룹측은 "21일 이재현 회장을 미행했던 차량을 세워 신원을 확인한 결과 삼성 직원이었다"며 "삼성은 왜 이런 일을 했으며 누구의 지시로 이뤄진 것인지 해명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J 측은 이맹희씨가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7,000억원대 삼성생명 실명전환주식 반환소송을 낸 것(14일)을 계기로 삼성 측이 이재현 회장을 감시하기 위해 미행이 시작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은 공식 대응은 자제하면서도, "미행을 할 이유도 실익도 없다. CJ 주장은 터무니 없는 것"이라고 조직적 미행사실을 부인했다.
삼성 측은 그러면서도 미행 사실과 관계없이, 이맹희씨 소송 배경에는 이재현 회장이 있다고 믿고 있다. 한 관계자는 "고령(81세)의 이맹희씨가 뒤늦게 주식을 돌려 달라고 한 것, 소송 직후 CJ 측에선 취하 등 해결방안을 찾겠다고 말했지만 지금까지 전혀 진행된 게 없는 것만 봐도 이 소송이 이맹희씨 혼자 결정한 것은 아닌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재계에선 25년전 경영권 승계부터 작년 대한통운 인수전까지 갈등을 거듭해 온 두 그룹의 관계는 이제 복원불가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선 이맹희씨 소송, CJ 고소 등 법정공방 외에, 두 그룹 간 거래단절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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