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주5일 수업제가 전면 자율 실시된다. 일률적으로 실시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초중고에서 주5일 수업제가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5일 수업제 실시는 2000년 노사정위원회의 근무시간 단축안 합의 이후 활발하게 논의되어왔다. 그러나 사회적으로는 주40시간 근무제 등 경제사회 환경 변화의 측면이 강조되면서 주5일 수업제의 교육적 의미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주5일 수업제는 학교 밖 교육이나 체험 등 다양한 활동에 필요한 시간을 학생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지식전달 위주의 교육에서 학생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지식을 형성해 가는 능동적인 교육의 필요성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주5일 수업제는 교육이 학교뿐 아니라 가정과 지역사회가 함께 하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는 의미도 있다.
이러한 교육적 의미를 가진 주5일 수업제를 전면 자율 실시하기에 앞서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6월 토요 돌봄교실과 토요 방과후학교 운영 확대, 토요 스포츠 강사 지원 확대, 교육기부나 지역사회 인프라를 활용한 체험활동 강화 등의 대책을 발표하고 이를 추진해오고 있다.
이미 2006년 이래 월2회 주5일 수업제를 실시해오고 있고, 교과부가 관련 대책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면 실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나홀로학생 문제에 대한 돌봄의 문제가 제기된다. 농산어촌 지역의 문화예술시설이나 체험시설 활용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 체험중심의 교육활동에 비용이 수반된다는 점 또한 문제로 제기된다. 아울러 사교육 확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선 다음과 같은 노력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토요일 돌봄이 필요한 학생에 대한 학교의 돌봄 기능이 유지, 확대되어야 한다. 교과부가 추진하고 있는 바와 같이 수요가 있는 모든 초등학교와 특수학교에까지 토요 돌봄교실이 확대되어야 한다. 아울러 토요 돌봄교실이 단순히 컴퓨터실이나 도서실 개방 정도에 그치지 않고 학생의 흥미에 따른 프로그램 운영이나 학습부진 교과에 대한 보충 지도 등으로 내실화되어야 한다고 본다.
다음으로 농산어촌 학교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책이 보완되어야 한다. 농산어촌 학교의 경우 돌봄에 대한 필요성이 큰 반면 규모가 작아 토요 프로그램을 독자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강사 섭외가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존재한다. 시도교육청이나 교육지원청에서 중점학교를 선정하여 운영하거나 학교를 순회하는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저소득층에 대해 문화예술시설, 체험시설 이용료나 프로그램 참가비를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보다 적극적으로 청소년에 한해 시설 이용료나 프로그램 참가비를 면제하거나 교통 편의를 위해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방안 또한 검토해야 한다.
사교육 문제는 학생이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을 학교와 지역사회가 제공하는 방식으로 대처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특기적성 프로그램, 진로탐색 프로그램, 자기주도 학습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토요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학습부진 등의 경우 교과별 보충교육 등을 통해 사교육 문제를 대처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과 함께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학생의 교육에 대한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관심이다. 주5일 수업제 실시 초기에는 돌봄 기능이나 학교 밖 프로그램에 대한 안내 역할 외에도 토요 프로그램 운영 등 학교의 적극적인 대처가 요구된다.
그러나 주5일 수업제로 늘어난 휴일에 학생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학교의 몫만은 아니다.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관심이 주5일 수업제의 교육적 의미를 현실화할 수 있다. 학교나 교육행정기관에서도 학부모나 지역사회의 교육기부를 활성화하고 지자체와 연계하여 지역사회 체험 활동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는 등 학교-가정-지역사회의 연계를 강화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박병영 한국교육개발원 연구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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