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올림픽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한국 축구의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3년 전 런던 올림픽 준비를 홍 감독에게 맡겼을 때 일부에서 회의적인 반응도 있었다. 그러나 홍 감독은 지도자로서 승승장구하며 우려를 말끔히 불식시키고 있다.
홍 감독이 이끄는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대표팀이 23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개선했다. 이날 새벽 무스카트에서 열린 오만과의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에서 3-0 완승을 거둔 '홍명보호'는 3승2무(승점 11)를 기록, 카타르전에 관계없이 본선행을 확정했다. 한국 축구는 이로써 7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한국 축구의 런던행에는 홍 감독의 안목과 지도력이 결정적인 작용을 했다. 2009년 청소년 대표팀(20세 이하) 감독으로 취임한 후 꾸준히'흙 속의 진주'를 발굴해냈고 무명 선수가 주축이 된 팀을 탄탄하게 조련시켰다.
2009년 이집트 청소년 월드컵(20세 이하)에 출전한 '홍명보호'는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무명의 대학생이 주축이 된 '홍명보호'는 8강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구자철(볼프스부르크), 김보경(세레소 오사카), 김민우(사간 도스), 홍정호(제주) 등이 이 대회를 계기로 이름을 알렸다.'지도자 홍명보'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어린 선수들에게도 존대말을 쓰는 등 특유의 '눈높이 리더십'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예선은 지도자로서 홍 감독의 역량이 예사롭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켜준 무대가 됐다. 주축 선수들의 해외 리그 진출과 A 대표팀과의 중복 차출 문제로 정상 전력을 가동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어려운 고비를 하나씩 넘어섰다. 오만전 대승의 일등공신인 김현성(대구), 한국영(쇼난), 백성동(주빌로 이와타), 박종우(부산)는 런던 올림픽 예선 들어 새롭게 발굴된 재목들이다.
지도자로서 대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홍 감독은 여전히 스스로를 낮추고 있다. 그는 23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내가 한 일이 있다면 선수들에게 역할을 분배해주고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전달해준 것 뿐"이라고 런던행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그러나 선수들은 홍 감독에게 전적으로 기대고 있다. 주장 홍정호는 홍 감독에 대한 질문에 활짝 웃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드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윤석영(전남)은 "카리스마가 대단하다. 자신감을 북돋워주는 형님 같은 존재"라고 존경심을 표했다.
이날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내 축구 인생에서 가장 기쁜 헹가래였다"며 올림픽 본선진출의 감격을 표현했던 홍 감독의 최종 목표는 '한국 축구의 황금 세대'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는 "2009년 팀을 맡을 때'황금 세대'를 일궈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선수들이 현재처럼만 해준다면 향후 10년간 좋은 활약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인천공항=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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