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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초등학교 들어가는 우리아이 지도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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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초등학교 들어가는 우리아이 지도법은

입력
2012.02.23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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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입학시즌이다. 학교폭력 문제로 뒤숭숭한 요즘, 새로이 학교생활을 시작하는 자녀를 둔 부모도 기대나 설렘보다 걱정과 긴장부터 앞선다. 특히 학교에 첫발을 내딛는 초등학교 입학생의 엄마 아빠는 더하다. 행여 학교생활에 적응을 못 할까, 친구들과 관계에 문제라도 생길까 전전긍긍하게 된다.

자녀가 몸은 물론 마음도 건강하게 학교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가정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학부모가 된 이상 말 하나, 행동 하나도 아이를 위해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힘들 때 부모를 찾게 해야

"오늘 학교에서 재미있었니?"

"오늘은 학교에서 어땠어?"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에게 부모가 이렇게들 물을 때 기대하는 건 비슷하다. 아이가 누구와 뭘 하고 놀았는지, 무슨 공부를 했는지, 그게 즐거웠는지 아니었는지 대답을 듣고 싶은 게다. 그런데 비슷해 보여도 두 질문은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첫 번째 질문은 예, 아니오의 단답형 대답만도 가능하다. 아이가 원하는 대답을 해주길 바란다면 두 번째처럼 묻는 게 좋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과 장형윤 교수는 "좋았니, 나빴니, 이런 식으로 물으면 아이는 부모가 추궁하거나 긍정적 대답을 유도한다고 느낄 수 있다"며 "자기 생각을 편안하게 말할 수 있도록 주관식으로 질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질문은 뭘 공부했는지, 누구랑 놀았는지 등 아이가 대답하기 쉬운 내용을 골라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묻는다.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나이에는 추상적 사고력이 아직 덜 발달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대답을 모아보면 아이가 학교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대략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이렇게 아이가 처음부터 학교생활에 대해 부모와 대화하는 걸 자연스럽게 여기도록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어떤 친구가 싫다든지, 누구와 싸웠다든지, 교사에게 혼났다든지 하는 부정적인 이야기라도 "네가 잘못했으니까"하며 면박부터 주지 말고 일단 자초지종을 구체적으로 물어야 한다. 그래야 학년이 올라가 힘든 일이 있을 때도 아이가 부모를 찾게 된다.

자녀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

특히 아이가 학교에서 힘들었던 일, 어려웠던 일, 곤란했던 일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건 아이가 올바른 자아상을 만들어가는 데도 도움이 된다. 자아상은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을 말한다. 학교에 들어간 아이들은 또래들 사이에서 집에서 경험하지 못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는 '내가 우리 반에서 제일 웃겨'나 '난 친구를 잘 도와주는 사람이야' 같은 표현으로 나타난다.

문제는 현실과 다른 부정적 자아상이 확고해질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친구들 사이에서 놀림을 받거나 억울한 일을 여러 번 겪으면서 '난 원래 이런 아이야'라고 부정적 자아상을 만들며 스스로 위축될 수 있다. 장 교수는 "오해를 받았거나 친구가 시비를 걸었거나 하는 힘든 상황에서 교사와 상의하라든지, 친구와 어떻게 이야기해보라든지 등 아이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을 꼼꼼히 가르쳐주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취학 전 부모와 관계가 아이의 사회성이 형성되는 시작 단계라면, 학교 친구와의 관계는 사회성의 발달 단계에 해당한다. 원만한 사회성 발달을 위해선 아이에게 최대한 독립성을 보장해줘야 한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아이에게 맡겨두라는 말이다. 자신감 있는 아이는 친구들과도 잘 지내기 마련이다. 아이의 친구들을 종종 집으로 초대하거나, 부모가 좋은 사회관계를 유지하는 모습을 자녀에게 보여주는 것도 아이의 학교생활에 도움이 된다.

학교는 새로운 규칙의 세계

요즘 아이들은 취학 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이미 단체생활을 많이 경험한다. 그래서 학교에서도 잘 적응하겠지 하고 안심하는 부모가 적지 않다. 그러나 유치원과 학교의 환경은 엄연히 다르다. 가장 큰 차이가 바로 규칙의 강도다. 유치원 때는 결석해도 크게 문제될 게 없고, 마음에 안 든다 싶으면 그만둬도 된다. 그렇지만 학교는 아니다. 아이로서는 전혀 다른 규칙의 세계로 진입하는 셈이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과 신의진 교수는 "아이들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규칙이나 규범의 중요성을 스스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시작하는데, 이 과정을 '규칙의 내면화'라고 한다"며 "이를 어떻게 겪느냐에 따라 앞으로 학교생활은 물론 아이 인생 전반이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규칙은 잘잘못을 가리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생활의 일부로 배워서 몸에 익혀야 하는 것이라는 점을 알게 해야 자연스럽게 사회의 구성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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