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젊은 여성들에게서 담석증이 늘고 있다. 담석증은 담낭이나 담관(담도)에 돌이 생기는 병이다. 보통은 중년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걸로 알려져 있는데, 요즘에는 20대 여성 환자도 적잖이 볼 수 있다. 바로 다이어트 때문이다.
본래 담석증 발병은 식생활이 서구화하면서 콜레스테롤 섭취량이 늘어난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체내에 콜레스테롤이 지나치게 많으면 이 가운데 특정 성분이 뭉쳐져 돌처럼 변하는 것이다. 20대 여성 중에는 장기간에 걸쳐 과도한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지방 섭취가 극도로 제한된다. 이 상태에서는 담즙이 본래 역할인 지방 분해를 하지 못해 십이지장으로 배출되지 않고 담낭에 고인 상태로 농축되다 점점 굳는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담석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비만은 고혈압과 당뇨병, 고지혈증, 협심증 등 다양한 병을 일으키는 주범이므로 다이어트는 건강의 필수조건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무리하거나 그릇된 방법의 다이어트로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담석증 말고도 다이어트의 부작용은 셀 수 없이 많다.
다이어트로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장기는 장이다. 음식물 섭취량이 적어져 변이 적게 만들어지면 장의 운동량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한 대장은 대변에서 수분을 흡수하기 때문에 대변이 몸 속에 오래 머물러 있으면 점점 단단해져 변비가 생길 수 있다. 변비가 문제되는 건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병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간혹 다이어트를 한다며 관장약 등을 사용해 장을 억지로 비우는 경우도 있는데, 이 역시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관장약은 변이 보관되는 기관인 직장을 인위적으로 자극하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관장을 계속하면 직장의 변을 배출하는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항문과 직장 신경의 감각이 무뎌져 변의를 느끼지 못하거나, 괄약근이 약해져 의지와 상관없이 변을 지리는 변실금 발생의 위험도 증가시킬 수 있다.
다이어트를 위해 음식을 일부러 토해내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행동을 습관적으로 반복하다간 식도에 병이 나게 된다. 먼저 위산이 식도로 역류해 식도염이 생길 수 있다. 구토가 반복돼 위산이 식도를 지나 기도까지 넘어가면 만성 기침이 생기거나 목이 쉰다.
저혈압과 탈모, 탈수, 간기능장애, 면역저하, 부정맥, 단백질 불균형 등도 심한 다이어트 때문에 오는 부작용이다. 무리하게 세운 다이어트 계획이 심리적 압박감과 스트레스로 이어져 폭식증이나 거식증을 부르기도 한다. 이런 부작용을 피하면서 체중조절을 하려면 욕심을 버리고 단계적으로 살을 빼야 한다. 6개월에 걸쳐 현재 체중의 7~10% 정도를 줄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체중조절이다.
민영일 비에비스나무병원장 ·소화기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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