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김민정의 길 위의 이야기]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랄 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김민정의 길 위의 이야기]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랄 때

입력
2012.02.23 11:57
0 0

느닷없이 예상치 못한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그것이 너무도 어이없어 혀나 쯧쯧 차게 될 때 우리가 입버릇처럼 내뱉는 말이 있지. "이거 완전 코미디인데요." 이제 이도 그만 삼가야 될 것 같다. 우리 삶의 카테고리 전반을 가감 없이 훑어주는 스캐너 역할을 코미디언들만이 자처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사람을 울리기는 쉽다. 울리다 울리려다 안 될 때 내가 먼저 울기라도 하면 상대가 눈물을 글썽이기까지는 하니까. 그러나 사람을 웃기기는 어렵다. 웃기다 웃기려다 안 될 때 내가 먼저 웃기라도 하면 상대는 입가에 묻은 실소마저 싹 지우고 마니까. 그렇듯 머리 좋은 이들, 이렇듯 뛰어난 뇌의 소유자인 코미디언들을 나는 '개그콘서트'를 통해 만난다.

썰렁하다가도 터지는 박장대소의 순간이 나나 관객석이나 엇비슷한 걸 보면서 나는 우리들의 웃음과 박수와 해소가 동시에 터지는 그 지점을 뭐라 짚어야 할까 생각하곤 한다. 구체이자 추상이고 이성이면서 감성인 동시에 주관과 객관의 정 가운데쯤이라 할까. 장석남 시인의 새 시집을 읽다 참 별말도 아닌데 밑줄을 긋기에 그걸 본다.

'무심으로 장작을 쪼개니 쪼개진다'라나. 무심의 그 무시무시한 힘을 아는 코미디언들, 매주 에피소드 다 어디서 구하나 걱정도 할 법한데 당분간 소재 고민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강 머시기 의원처럼 아이디어 주실 정치인들, 시쳇말로 세고 셌을 테니.

김민정 시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