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작품을 갖고 컴백한 거라서 긴장도 되고 많이 좋아하셨으면 좋겠어요."
걸그룹 미스 에이의 첫 인사는 귀를 의심할 만한 자화자찬이었다. 데뷔한 지 2년이 되지 않은 신인 그룹의 표현치곤 거부감이 느껴질 만도 한데, 알고 보니 프로듀서 박진영의 자신감이다. "슬픈 사랑의 감정을 다 담아내야 해서 노래할 때 호흡과 가사의 표현, 손끝 처리까지 하나하나 섬세하게 신경을 써서 예술 작품이라고 표현한 것 같아요."(수지)
수지(18)와 민(21), 그리고 중국인 페이(25)와 지아(23)로 구성된 미스 에이가 20일 새 앨범 '터치'를 발표하고 활동을 재개했다. 지난해 여름 정규 1집 활동과 중국 프로모션에 이어 거의 쉼 없는 행보다. 한국 팬을 다시 만나게 돼 즐겁다는 민은 "요즘 가수들이 신곡을 워낙 빠른 시간 내에 발표해 힘들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여성성을 강조한 까만 레이스 의상이 인상적인 재킷의 새 앨범은 멤버들이 공통적으로 좋아한다는 R&B나 힙합보다 일렉트로닉 댄스 팝이 주를 이룬다. 최근 해외 팝계에서 유행인 덥스텝(둔탁하고 느린 리듬 위에 자극적인 베이스 라인을 강조한 일렉트로닉 계열 장르)을 시도한 곡('Rock N Rule')도 있다. 미스에이의 영미권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박진영 프로듀서의 포석으로 보인다.
미스 에이는 지난해 두 명의 중국 멤버를 내세워 중국어권 진출에 나섰다. "한국에서는 아직 말이 서툴러서 긴장이 많이 되지만 중국에서는 편하게 했다"는 지아와 "대만 사인회에 3,000여명이 몰려 깜짝 놀랐다"는 페이는 모처럼 중국에 있는 부모에게서 '우리 딸도 연예인이구나'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기회였다고 했다.
직설적인 가사와 강렬한 퍼포먼스로 각인됐던 미스 에이는 이번 앨범에서 변화를 시도했다. 안무와 창법, 의상 등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민이 "전엔 물구나무 동작이나 바닥을 이용한 안무가 많았는데 이번엔 부드러우면서 박자에 맞게 절도가 있는 여성적인 안무가 많아졌다"고 설명하자 지아가 "차갑거나 무섭지 않은,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가고 싶다"고 거들었다.
미스 에이의 목표는 그룹 이름처럼 아시아에서 인정받는 스타가 되는 것이다. 올해는 중국 활동을 겸하며 국내 활동에 치중할 예정이다. '국민 그룹'이 되겠다는 욕심도 있다. "2012년엔 미스 에이의 꽃이 피었으면 좋겠어요. 신곡 안무처럼 손끝 하나까지 신경 쓰면서 진정성 있게 임하겠습니다."(수지)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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