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2일 기자회견에서 내곡동 사저 문제와 측근 및 친∙인척 비리에 대해 분명한 사과 표현을 하지 않고 "국민께 할 말이 없다"고 말한 것을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측근 비리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2008년 12월 가락시장에서 시래기를 팔던 할머니가 자신을 위로했던 일을 상기하면서 "그런 할머니도 대통령을 위로하는데 내 주위에 비리를 저지른 사람이 생길 때마다 정말 가슴이 꽉 막힌다. 화가 날 때도, 가슴을 칠 때도 있다"고 말했다. 내곡동 사저 문제에 대해선 "사실 제가 앞으로 살아갈 집인데도 불구하고 소홀히 했다"며 "전적으로 제 탓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문맥상 유감의 뜻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죄송하다' 등의 표현은 쓰지 않았다.
이에 따라 야권에선 비난이 쏟아졌다. 신경민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가슴이 막히고 화가 나고 가슴을 치고 싶은 사람은 대통령이 아닌 국민"이라며 "진솔한 사과를 기대했던 국민에게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노회찬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내곡동 사저 문제는 독일 대통령이라면 대통령직을 열 번도 넘게 사임했을 사안"이라며 "궤변으로 해명 아닌 해명을 했다"고 비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초등학생처럼 꼭 사과라는 표현을 써야 하느냐"며 "분명한 사과이고 일부러 사과 표현을 피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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