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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크루즈 타고 떠나는 나가사키·후쿠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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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크루즈 타고 떠나는 나가사키·후쿠오카

입력
2012.02.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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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 오르면 낭만물결 넘실, 뭍 내리면 이국향취 흠뻑

커튼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에 눈이 부셔 저절로 잠이 깬다. 창문을 열자마자 시원한 바다 바람이 크루즈 객실 안으로 깊숙이 들어온다. 눈 앞에는 전날 밤 풍경과 전혀 다른 이국적인 항구의 모습이 펼쳐진다. 색다른 곳에 왔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공항에서는 느끼지 못한 설렘이 생긴다.

기항지 여행을 마치고 다시 승선하면 또 다른 여정이 시작된다. 매일 저녁 바뀌는 정식 코스요리와 뷔페가 입맛을 자극한다.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잠시 폼을 내볼 수도 있다. 와인이나 맥주를 들이키며 재즈 공연을 감상할 수도 있고 나이트클럽에서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도 있다.

배 안에서도 심심하지 않네_즐길거리 풍성

패키지 해외여행에 식상한 가족들을 위한 크루즈 여행을 국내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됐다. 한국 국적 크루즈 1호, 클럽하모니가 16일부터 부산과 일본을 오가는 노선 운항을 시작했다. ㈜하모니크루즈가 운영하는 이 배는 축구장 2개 규모의 2만5,000톤급 선박으로 종업원 365명과 승객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대형 선박이다 보니 레스토랑ㆍ바ㆍ클럽ㆍ극장ㆍ스파ㆍ수영장 등 부대시설도 풍부해 즐길거리가 많다.

크루즈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은 낮에는 기항지 관광을 하고 밤에는 배 안에서 음식과 엔터테인먼트를 만끽하며 즐거움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기항지 관광이 일반 패키지 상품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선내 프로그램이 크루즈 여행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클럽하모니의 식당은 정찬을 제공하는 크리스탈로 레스토랑과 한식과 일식, 이탈리아 음식으로 차린 뷔페 레스토랑이 있다. 크리스탈로 레스토랑 천장에는 이름에 걸맞게 3,200개의 크리스탈이 매달려 있어 반사된 빛이 식탁 분위기를 예술적으로 만든다.

식사 후에는 6층 해리스 바에서 간단한 음료와 맥주를 즐길 수 있다. 라이브 공연 감상을 원한다면 라틴음악과 재즈, 팝 공연이 펼쳐지는 마리나 볼룸을 찾아가면 된다. 국내에선 볼 수 없었던 덩치 큰 외국인 밴드의 힘있는 목소리 탓인지 공연장은 늘 만원이다. 대극장에서는 클럽하모니 전속 그룹의 K팝 공연이 매일 밤 선내를 달군다. 이 곳은 한류에 매료된 외국인들이 특히 즐겨 찾는 곳이다. 분위기가 달아 올라 주체할 수 없다면 또는 듣는 것에만 만족할 수 없다면 7층 라구나클럽으로 이동하면 된다. 20대부터 50대까지 끼 있는 남녀들과 섞여 사정없이 몸을 흔들다 보면 어느 새 자정을 넘긴다.

시끄러운 분위기가 싫다면 헬스클럽이나 스파, 카페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갑판을 일주하는 조깅 코스를 따라 산책하며 석양을 바라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여름이면 일광욕과 옥외 자쿠지, 수영장에서 햇볕을 쬐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또다른 재미_기항지 투어로 일본 도시 맛보기

크루즈라고 하면 보통 하와이나 지중해, 알래스카 투어처럼 스케일이 크고 열흘 이상 걸리는 장기 여행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는 한국인의 ‘빨리빨리’ 문화와 촉박한 휴가 일정을 감안하면 어울리지 않는다. 주말이 낀 3박4일이나 4박5일 일정으로 가볼 만한 곳은 가까운 일본과 중국을 꼽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한국과 가장 가까운 규슈(九州) 지역이 기항지로는 적합하다.

나가사키(長崎)는 원폭의 도시답게 원폭 자료관과 평화공원 등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공간이 적지 않다. 자료관에는 피폭의 참상을 알리는 사진과 희귀 유물들이 고스란히 전시돼 있으며, 공원에는 높이 10m에 달하는 평화기념상이 우뚝 서서 관광객을 맞이한다.

나가사키는 쇄국정책을 취하던 막부시대에도 유일하게 외국과 무역을 허용한 상징적인 장소다. 네덜란드 상인들이 머물던 데지마(山島)와 스코틀랜드 무역상이 머물던 글로버공원 등 역사 유적이 즐비한 것도 그 때문이다. 110년 역사를 자랑하는 나가사키 짬뽕과 카스텔라 빵이 태어난 곳인 만큼 먹거리를 즐기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기쁨이다.

후쿠오카(福岡)는 규슈 최대 도시로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관광에 어려움이 별로 없다. 이정표 대부분에 한글 안내판이 걸려 있는데다 지하철도 잘 뚫려 있다. 초보 관광객은 일본의 대표 신사인 다자이후텐만구(太宰府天満宮)에 들러 부와 행운을 빌어본 후 후쿠오카 타워와 모모치 해변 등 신시가지를 방문하는 코스가 무난하다. 쇼핑을 원한다면 하카타(博多)역과 캐널시티, 덴진(天神) 등 도심 쇼핑몰에 들르면 된다.

낮에 기항지 관광을 원하지 않는다면 선내에 마련된 댄스와 다이어트, 요리, 일본어 강좌 등 무료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쇼핑이나 선물은 선내 면세점을 이용하면 된다.

후쿠오카ㆍ나가사키=강철원기자 strong@hk.co.kr

■ 정장 한벌 쯤 준비하고 기항지서 승선시간 체크 꼭

크루즈에 탑승하기 전에 승객들은 '패신저 카드'를 지급 받는다. 신용카드와 연계시켜 선상에서 결제 카드나 신분증으로 쓰는 카드다. 배를 타고 내릴 때나 배 안에서 물건을 살 때 패신저 카드가 반드시 필요하니 분실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다. 객실 청소하는 종업원을 위한 서비스 비용이 매일 1만원씩 자동으로 결제된다.

저녁마다 정찬 코스요리를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정장을 한 벌 준비하는 것이 좋다. 깜박했다면 크루즈에 구비된 드레스를 빌릴 수 있다.

기항지 관광으로 하선할 경우 오후 5시까지 돌아오지 않으면 배가 떠나버리기 때문에 승선 시간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기항지 관광은 전날 객실로 발송되는 관광 신청 쿠폰을 참고해 선택하면 된다. 온천이 포함되면 12만원, 포함되지 않으면 10만원이다. 선내에서는 휴대폰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으니 답답해도 참아야 한다. 노트북과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는 있지만 1시간에 1만원의 요금을 내야 한다.

크루즈에 탑승한 승객은 국제해상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안전훈련을 받아야 한다. 승선 당일 객실 안에 구비된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승무원 지시에 따르면 된다. 물살이 센 현해탄을 건너다 보니 배가 커도 흔들림이 없을 수는 없다. 멀미약은 안내 데스크에서 구할 수 있으며, 의무실도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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