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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미국의 선택/ '슈퍼팩 기부금' 공화당엔 뭉칫돈, 오바마엔 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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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미국의 선택/ '슈퍼팩 기부금' 공화당엔 뭉칫돈, 오바마엔 푼돈

입력
2012.02.22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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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경선 후보들이 슈퍼정치행동위원회(슈퍼팩) 때문에 울고 웃고 있다. 슈퍼팩을 통해 공화당 후보들에게는 거액이 쏟아져 들어오나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진영에는 푼돈이 쌓이는 정도다.

21일 미 연방선거위원회에 따르면 1월 한달 동안 친 공화당 5대 슈퍼팩에 모두 2,720만달러가 기부된 반면, 친 오바마 슈퍼팩에는 5만8,800여달러만 들어왔다. 무려 450배 차이가 나는 것은 거액 기부자들이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방대법원은 지지 후보와 직접 접촉하지 않은 채 무제한으로 기부금을 받아 선거광고를 할 수 있는 슈퍼팩을 합법화 했다. 당시 제기된 슈퍼팩을 이용한 금권선거 우려가 현실이 된 모습이다.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지지하는 슈퍼팩 ‘우리의 미래를 재건하자’는 지난달 660만달러를 비롯, 지금까지 3,680만달러를 모았다. 이 슈퍼팩이 친 롬니 광고에 2,000만달러 가량을 집행한 덕분에 롬니 대세론이 이어올 수 있었다. 친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의 슈퍼팩인 ‘미래 승리’에는 1월 한달 동안 1,100만달러가 기부됐다. 이 돈이 없었다면 깅리치는 이미 파산하고 경선을 중도 포기해야 했다.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과 론 폴 하원의원을 지지하는 슈퍼팩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각각 200만달러와 240만달러가 1월에 들어왔다. 롬니가 28일 예비선거를 치를 미시건주에서 샌토럼과의 지지율 격차를 좁히고, 일부 조사에선 1위에 복귀한 것은 두 후보의 슈퍼팩 자금력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슈퍼팩의 돈이 아니라면 공화당 경선은 이미 끝났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친 공화당-친 민주당 슈퍼팩의 격차는 큰손과 개미 기부자만큼 크고 넓다. 친 오바마 슈퍼팩인 ‘미국을 위한 최우선 행동’에는 지금까지 420만달러가 모금됐으나, 기부금은 계속 줄고 있다. 최대 기부액은 5만달러에 불과했다. 오바마 진영은 슈퍼팩에서의 고전을 일반 정치자금 모금으로 상쇄하고 있다. 1월 한달 오바마 진영이 모금한 자금은 2,910만달러로, 롬니가 지난 1년간 모은 정치자금 2,400만달러보다 많았다.

오바마 진영의 고민은 친 공화당 슈퍼팩에 거부들의 천문학적 자금이 몰리고 있는 점이다. 지금까지 친 공화당인 기부 상위 23명이 낸 돈이 5,400만달러에 달하고, 이 중 5명이 1월에 기부한 돈만 1,900만달러였다. 오바마 낙선을 기부 명목으로 삼는 이들은 본선에서 더 큰 돈으로 선거판을 흔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부 순위 1위인 텍사스주 재벌 해롤드 시몬스는 친 공화당 슈퍼팩에 1,410만달러를 지원했다. 기업담보 차입 매수의 창시자인 그는 2008년 대선 때도 반 오바마 진영에 최대 금액을 기부했다. 카지노 재벌 셸던 애덜슨은 친 깅리치 슈퍼팩에 1,100만달러를 기부해 2위를 기록했다. 애덜슨은 “깅리치를 위해 곧 1,000만달러를 더 내놓겠다”면서 “깅리치나 다른 후보를 위해 1억달러도 기부할 수 있다”고 경제잡지 포브스에 말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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