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교육계 사상 첫 전국교직원노조 출신 교육장이 나왔다. '지역교육사령관'이라고 할 수 있는 교육장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사 전보, 근무평정 등 인사와 학교시설 관련 예산지원, 주요 정책추진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
전남도교육청은 공모제로 진행했던 장흥교육장에 박인숙(58ㆍ여) 목포청호중 교감을 임명했다고 21일 밝혔다. 전교조 출신 교원이 공모제 교장 등에 임명된 경우는 종종 있으나 교육장은 처음이다.
박 신임 교육장은 "소통과 협력의 배움 공동체, 행복한 장흥교육을 꿈꾸고 있다"며 "교육을 통해 꿈이 있는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전교조 1세대 해직교사 출신으로 1991년 초대 전남도교육위원과 전남지부 수석부지부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 전남교육공동체인권조례 제정 자문위원장을 맡는 등 전남 교육정책 수립에 깊이 간여했다.
다음달 1일부터 2년간 임기를 시작하는 그는 미래의 장흥교육을 위해 무지개학교 특성화 교육지원청 운영, 고등학교 교육력 강화, 교원의 전문성 제고를 위한 지역청내 교원연수 상설화, 창의적인 감성교육 실천, 교육거버넌스 정착 등에 비중을 두겠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또 최근 전국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인권조례 문제와 관련해선 "인권조례를 없애고 체벌과 교복, 두발 등의 규제를 복원하는 것이 급선무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학생지도방식에 대해 전문역량을 갖추지 못한 교사와 학부모들에게 참된 교육력과 참된 부모력을 키워주는 일이 우선이다"고 주장했다.
사실 장만채 교육감 취임 이후 전교조 출신이 3차례 교육장에 도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장 교육감은"교육현장에 대한 상시 비판자 입장에서 이제 책임자로서 교육행정을 이끌 기회를 갖게 된 만큼 다양한 목소리를 수용, 교육현장을 잘 이끌기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신임 교육장은"해외파견공무원으로서 경험하고 익혔던 국제교육에 대한 안목과 소양을 장흥 지역 교사와 학생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장흥=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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