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경을 넘은 북한 주민이 붙잡혀 강제 송환되는 경우는 부지기수다. 다만 정확한 통계는 없다. 정부는 현실적 한계 등을 이유로 매년 국내에 들어오는 북한 이탈주민 숫자만 계산하고 있다.
하지만 추정은 가능하다. 북한이 대규모 아사(餓死)를 겪은 1995~98년 탈북자가 급격히 늘었는데 이 이후 지난해까지 주거지가 불분명해 사망자로 집계된 북한 주민은 3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이 모두 북한을 탈출했다고 가정할 경우 탈북자 수는 매년 2만명을 웃돌게 되는 것이다.
대북 소식통은 21일 "두만강과 압록강 국경에서 지난해 한 달간 북송된 탈북자 수를 파악한 적이 있는데 1년으로 따지면 1,500~2,000명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대개 탈북자 중 10~20%가 북한으로 다시 끌려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에 실제 탈북자 총 수도 연간 2만명 이상이 된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탈북자들은 주로 두만강을 이용한다. 강폭이 좁고 수심이 얕은데다 강을 건너면 인구가 많고 사방이 트인 연변 조선족 자치주와 가까워 유사시 피신하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반면 압록강 너머 중국 창바이(長白) 지역은 주위가 막힌 분지지대여서 탈북자 색출이 시작될 경우 숨을 곳이 여의치 않다.
중국 공안은 보통 연말연시나 명절 전후로 대대적인 단속을 펼친다. 자국의 범법자 소탕차원이지만 북한과의 공안협정에 따라 은밀하게 탈북자 검거도 병행된다. 중국 북쪽에서 잡힌 탈북자는 함북 온성으로, 남쪽에서 잡히면 평북 신의주로 호송돼 국경지대에서 북한 보위부에 넘긴다.
송환된 탈북자 중 먹을 것을 구하러 탈북한 경우에는 6개월 이내에 훈방되지만 남한으로 가려고 했거나 기독교 신자 등 종교적 이유로 탈북한 것이 드러나면 중죄로 분류돼 함흥에 있는 16호, 22호 수용소에서 특별 관리된다.
하지만 강제 송환된 주민의 상당수는 재탈북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소식통은 "북한에 끌려간 탈북자의 60% 정도는 다시 북한을 탈출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며 "돈을 주고 브로커를 이용하더라도 한번에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국경 통제가 강화되면서 탈북 환경은 훨씬 나빠졌다. 북한은 주요 탈북 루트에 지뢰를 묻거나 전기철조망을 설치하는가 하면, 뇌물을 받고 탈북을 눈감아 주는 초소 경비원의 비리를 막기 위해 곳곳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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