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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를 줄여라" 머리 맞댄 환경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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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를 줄여라" 머리 맞댄 환경 고민

입력
2012.02.2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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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내에서 탄소가 배출되는 곳을 찾으면서 실제로 탄소가 어디서 어떻게 배출되는지 알 수 있었어요."

지난 15일 싱가포르 듀넌중학교 강당. 이 학교 학생 20여명의 시선은 앞쪽 스크린에 쏠려 있었다. 스크린에는 지난 한 학기 동안 기후변화에 관해 공부한 부산 대청중학교 학생들과 이들을 지도한 대학생 글로벌 기후변화 홍보대사(YCCA)의 활동 내용이 영상으로 소개되고 있었다.

YCCA 박지혜(23)씨는 대청중에서 환경수업으로 했던 탄소찾기 게임과 친환경 집짓기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기후 조건만 제시하고 학생들에게 그에 맞는 친환경 집을 짓도록 했더니 기발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나와서 놀랐다"며 "가령 일조량이 많은 지역에는 지붕에 풀을 심고 태양열 전지판을 설치한 집을 지었고, 냉난방 시설 대신 바닥과 벽을 흙으로 발라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아이디어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래세대에게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고 환경의식을 높이기 위해 주한영국문화원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가 조직한 '글로벌 기후변화 원정대'가 13일부터 엿새간 싱가포르를 찾아 현지 학생들과 교류를 장을 열었다. 지난해 전국 16개 학교에서 활동한 29명의 YCCA 중 9명, 우수 학교로 꼽힌 대청중, 인천 부원여중, 부광고의 중·고생 14명이 원정의 주인공이다.

듀넌중 학생대표인 유은(15)양은 "우리 학교에선 2008년부터 쓰레기 줄이기 운동을 통해 450㎏ 가까이 나오던 플라스틱 쓰레기를 작년에만 350kg이나 줄였고, 휴대폰 회사와 양해각서를 맺어 단말기 재활용 운동도 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유양은 "한국에서도 내 또래 학생들이 환경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방문으로 마무리된 한 학기 동안의 환경수업은 어린 학생들에게 생각의 전환을 이끌어냈다.

대청중 손형창(15)군은 "평소 환경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YCCA 선생님과 공부를 해보니 우물 안 개구리였다"며 "전에는 방 안의 불을 켜 놓는 습관이 있었는데 이젠 불은 꼭 끄고, 분리수거도 철저히 하게 됐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에서 배운 점도 없지 않았다. 그는 싱가포르의 쓰레기 매립지인 세마카우섬을 꼽으며 "음식물 쓰레기를 태워서 매립하기 때문에 냄새가 하나도 안 나고, 오히려 습지와 숲이 조성돼 있어 야생동물도 많이 봤다. 이렇게 효율적인 건 우리나라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싱가포르=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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