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체도시…' 출간 日좌파학자 고소 이와사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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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체도시…' 출간 日좌파학자 고소 이와사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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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1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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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좌파 학자 겸 활동가인 고소 이와사부로(57ㆍ高祖岩三郞)는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새로운 아나키즘의 계보학> 같은 책을 내는가 하면, 가라타니 고진의 <트린스크리티크> 등 일본 학자들의 책을 번역해 미국에 소개하기도 했다. 풀뿌리민중운동과 비정규직 노동운동, 나아가 국제적인 반세계화 운동에도 참가했다. 연구공간 수유너머N의 초청을 받아 방한한 고소씨를 19일 만났다. 때마침 저서 <유체도시를 구축하라!>(갈무리 발행)가 이달 초 나왔다.

고소씨는 "1980년대 초부터 뉴욕에서 살면서 대중의 삶과 도시가 맞물려 빚어내는 역동성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10년 간 '유체(流體)도시'라는 개념을 새롭게 제시하며 뉴욕을 비롯한 현대도시를 분석한 책을 써왔다. <유체도시를 구축하라!>는 <뉴욕열전> <죽어가는 도시, 회귀하는 거리/ 여항>에 이은 그의 '도시 3부작' 완결편이다.

"유체도시는 두 가지 의미를 함축합니다. 현대 도시들이 국가자본이 구축한 건물, 도로 등 인프라와 민중들의 삶이 공존하는 유기체적인 공간이며, 하나의 도시가 다른 곳과 연결돼 공존하는 곳이란 뜻도 있지요. 이를 가장 역동적으로 보여주는 곳이 바로 뉴욕이에요."

고소씨는 유체도시 뉴욕의 특징을 드러내는 사건으로 월가 점령시위를 꼽았다. 시위의 진원지인 뉴욕 주코티 공원은 흔히 공공재로 인식되지만, 주인은 BOP라는 기업이다. 참가자들의 노숙시위를 경찰이 초반에 통제하지 못한 것이 이 때문인데, 시위 58일째 경찰은 건물주의 요청으로 이들을 강제해산 할 수 있었다. 금융권력을 비판하는 시위대가 아이러니하게도 금융권력의 사유 공간에서 제도권의 통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던 셈이다. 그는 "이 '사유화된 공공공간'이 바로 뉴욕을 상징한다"면서 "아마 워싱턴 스퀘어에서 시위를 했다면 바로 경찰이 투입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책은 이민자의 도시 뉴욕이 금융, 예술의 도시로 변모하는 과정을 다루면서 예술가, 대학생, 시민운동가 등 소수자들이 실천해온 다양한 활동을 소개한다.

고소씨는 "이 책을 쓴 2006년에 유체도시는 긍정적인 뜻으로만 쓰였지만 작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부정적 의미도 담게 됐다"고 말했다. 월가 점령시위로 뉴욕이 새로운 '가능성의 공간'을 만든 데 반해, 도쿄는 방사능과 관련한 정보 조작을 통해 죽음의 가능성을 관리, 통제하는 '죽음의 정치 공간'이 됐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앞으로 도쿄를 무대로 자본주의와 후쿠시마 문제를 연결시키는 책을 쓰고 싶다고 했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들어 원전 사고 이후 일본에 관한 에세이를 쓰고 있는데, 이런 활동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아요. 방한 일정을 마치면 도쿄로 가서 원전 사고 이후 정부와 시민사회가 어떻게 이 사건에 대응하고 있는지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의견을 나눌 계획입니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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