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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수로 폭발했다” 루머 퍼뜨리고 9분만에 2,900만원 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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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수로 폭발했다” 루머 퍼뜨리고 9분만에 2,900만원 수익

입력
2012.02.2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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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영변 경수로 대폭발, 고농도 방사능 유출돼 서울로 유입 중’

지난달 6일 이런 요지의 짤막한 글이 온라인을 뒤흔들었다. 속칭 ‘찌라시’로 불리는 사설정보지를 가장한 글이었다. 결국 낭설로 밝혀졌지만 이 내용은 메신저와 트위터 등을 통해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알고 보니 주가 조작을 노린 작전세력이 퍼뜨린 유언비어였다. 이 루머로 주가가 춤출 때 단기간에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는 주식워런트증권(ELS) 풋ㆍ콜 상품을 매매해 돈을 챙길 요량이었다.

범행 구상은 지난해 12월 20일 서울 역삼동 B룸살롱에서 이뤄졌다. 전ㆍ현직 국회의원 보좌관들이 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을 모의했던 곳이다.

대기업 S사 자회사에서 자금 관리를 하던 송모(35)씨와 대학생 김모(19)씨, 딱히 직업이 없던 우모(27)씨가 이곳에 모여 시나리오를 짰다. 송씨가 종잣돈 1억 3,000만원을 대기로 했고 김씨가 유언비어의 내용, 유포 방법 등을 구상했다. 여기에 김모(24ㆍ무직), 이모(29ㆍ회사원)씨까지 가세해 작전을 감행했다. 작전에 걸린 시간은 단 9분. 우씨 등 3명은 사건 당일 오후 1시 56분부터 2시 5분까지 부산의 한 PC방에서 미스리 메신저로 증권가에서 영향력 있는 인사 203명에게 루머를 퍼뜨렸고, 같은 시간 서울에 있던 송씨는 ELS풋ㆍ콜 상품을 매매했다.

9분 동안 주가가 요동칠 때 이들이 챙긴 돈은 2,900만원. 당일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한때 1,824.29를 기록, 전일 종가인 1,863.74 대비 40포인트 가까이 급락했다.

송씨를 제외한 나머지 일당들은 한달 뒤인 2월초 또 다른 자금책 표모(48)씨를 끌어들여 2차 작전을 폈다. 이번에는 한 제약회사에서 백신을 개발했다는 허위 보도자료 유포. 당시 주당 6,800원 하던 이 회사 주식 10만9,000주(7억4,500여만원)를 구입한 뒤 되팔아 3,200만원의 수익을 봤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21일 2차례 주가조작 혐의로 송씨와 우씨, 김씨 등 3명을 구속했고 나머지 3명은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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