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더라도 소비자가 즉각 가격인하를 체감할 수 있는 품목은 과일과 와인뿐일 전망이다. 의류 가방 화장품 등 공산품은 제3국 제조 등을 이유로 거의 가격에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한국일보가 국내 대형마트와 백화점 및 미국산 브랜드 제품 수입업체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체리 건포도 등 과일은 고율관세가 즉시 철폐돼 대형마트 등에서 지금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오렌지의 경우 최대 20% 정도까지 인하된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수입업체와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와인도 15% 관세가 바로 철폐돼 캘리포니아 와인가격이 두 자릿수 이상 내려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FTA가 적용되고 있는 프랑스 이탈리아 칠레와인과 경쟁을 위해 30% 이상 싼 제품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반면 육류는 가격인하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축산업계 피해를 고려해 관세인하가 10~15년 동안 서서히 철폐되는데다, 그나마 미국 육류수출을 과점하고 있는 대형 패커(수출상)의 마진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명품을 포함한 미국 브랜드의 의류 화장품 잡화 등도 가격 인하효과는 기대하기 힘들 전망이다. 의류(13%), 핸드백(8%), 화장품(8%)의 관세가 즉시 철폐되지만 대부분 미국 브랜드들이 일부 모델만 미국에서 직접 제조하고 상당수는 아시아 남미 등 제3국 공장에서 제조하기 때문에 가격에는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수입업체들은 전했다.
FTA 파급효과가 가장 큰 자동차의 경우 올해 없어지는 관세분만으로도 100만원 정도의 가격인하 효과가 생긴다. 하지만 상당수 회사들이 이를 선반영해 올 초 가격을 이미 내렸기 때문에 FTA 이후 추가가격 인하를 없을 전망이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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